○ 한국영화가 온다
‘조용한 가족’ ‘반칙왕’ ‘장화 홍련’ 등 만드는 영화마다 흥행과 비평에서 모두 좋은 성적을 거둬 온 김지운 감독이 누아르 ‘달콤한 인생’(4월 1일 개봉)을 만들었다. 보스의 지시를 어긴 선우(이병헌)를 조직은 끔찍하게 처벌하고, 선우는 복수를 시작한다.
같은 날 최민식 류승범 주연의 ‘주먹이 운다’가 ‘달콤한 인생’과 맞붙는다. ‘아라한 장풍 대작전’으로 자신의 장기에 코미디를 추가했던 류승완 감독이 이번에는 벼랑 끝에 몰린 두 사내가 두 주먹 불끈 쥐고 맞붙는 권투를 통해 인생을 말한다.
‘고양이를 부탁해’로 20세가 된 여성들의 희망과 절망을 담아냈던 정재은 감독은 도심 속 인라인 스케이터들의 젊은 열기를 포착한 ‘태풍태양’(4월 22일 개봉)을 내놓는다.
구성주 감독은 고두심을 주연으로 내세운 가족드라마 ‘엄마’(4월 7일 개봉)를 만들었고, 박흥식 천세환 감독은 각각 ‘역전의 명수’와 ‘연애술사’(이상 4월 15일 개봉)를 데뷔작으로 내놓았다.
○ 시퀄(sequels·속편)의 4월
‘미트 페어런츠 2’(4월 15일 개봉)는 우여곡절 끝에 전 미국중앙정보국(CIA) 요원 잭 번스(로버트 드니로)에게 결혼 승낙을 받은 그레그 포커(벤 스틸러)가 처가 식구를 자신의 부모 집으로 초대해 생긴 소동을 다뤘다. 더스틴 호프먼과 베트 미들러가 부모로 나와 전편에서 아들을 괴롭혔던 잭 번스 부부에게 요절복통의 ‘보복’을 감행한다. 미국에서 2억 달러(약 2000억 원)가 넘는 흥행 수익을 기록했다.
‘쿨’(4월 8일 개봉)은 ‘겟 쇼티’의 속편 격이다. 할리우드 영화 제작자가 된 삼류 조폭 칠리 파머(존 트래볼타)가 영화판에 염증을 느껴 음악계로 눈을 돌린다. 러시아 마피아에 살해된 친구의 부인이자 음반 제작자인 이디(우마 서먼)와 함께 실력파 무명가수 린다 문(크리스티나 밀리언)을 키우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소동을 담았다.
전편에서 미스 아메리카 대회에 위장 출전한 왈가닥 미국연방수사국(FBI) 요원을 연기했던 그레이시(샌드라 불럭)가 ‘미스 에이전트 2-라스베이거스 잠입사건’(4월 15일 개봉)에서는 납치된 미스 아메리카와 대회 사회자를 구출하기 위해 라스베이거스 쇼걸로 위장한다. 영화 ‘레이’에서 레이 찰스의 정부(情婦)로 나왔던 레지나 킹이 새 파트너 풀러 역을 맡았다.
20대 여성들의 성에 대한 솔직담백한 코미디 ‘걸스 온 톱 2’(3월 31일 개봉)도 관객을 기다린다.
○ 영화 속에 소설 있다
세상을 떠난 아내가 다시 나타나 남편, 아들과 보낸 짧지만 아름다운 6주간의 삶을 그린 영화 ‘지금 만나러 갑니다’(3월 25일 개봉)는 일본에서 2003년 출간돼 약 100만 부가 팔린 이치카와 다쿠지의 동명 베스트셀러를 스크린에 옮긴 것. 지난해 일본 개봉 때는 톰 크루즈의 ‘콜래트럴’을 누르고 박스오피스 2주 연속 1위에 올랐다.
인간이 처음으로 달에 발을 내딛고, 로큰롤과 마리화나에 취한 히피들은 우드스톡 페스티벌에서 사랑과 평화를 부르짖지만 한편에선 베트남전쟁이 계속되던 1969년, 일본 고교생들의 질주를 그린 ‘69 식스티나인’(3월 25일 개봉)도 베스트셀러 작가 무라카미 류의 동명 소설을 영화화한 것이다.
전수일 감독의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4월 1일 개봉)는 자살도우미라는 기발한 아이디어를 담은 작가 김영하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것.
○ 작가 정신에 주목!
고레다 히로카쓰가 실제 사건을 15년 동안 다듬어 내놓은 ‘아무도 모른다’(4월 1일 개봉)는 지난해 칸 국제영화제에서 역대 최연소(14세) 남우주연상 수상자를 배출한 작품이다. 어머니를 대신해 3명의 동생들을 맡게 된 12세 소년 아키라(야기라 유야). 아키라와 동생들이 도시의 한 구석에서 점점 삶의 끝자락으로 내몰리는 과정을 아프게, 그러나 담담하게 풀었다.
쿠르드족 출신의 이란 감독 바흐만 고바디의 ‘거북이도 난다’(4월 22일 개봉)는 이라크전쟁 여파 속에서 힘겨운 삶을 이어가는 청소년들의 이야기다. 왜소증을 앓는 동생의 수술비 마련을 위해 악전고투하는 쿠르드족 어린 가장의 이야기 ‘취한 말들을 위한 시간’으로 53회 칸 국제영화제 황금카메라상을 받은 고바디 감독은 사막의 소년과 소녀의 삶을 묵묵히 바라본다.
‘파리에서의 마지막 탱고’ ‘거미의 계략’ ‘마지막 황제’ 등의 노장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가 젊은 배우들을 데리고 혁명의 기운이 가득했던 1968년 유럽을 배경으로 청춘의 성과 사랑, 이성과 광기를 담은 ‘몽상가들’도 3월 25일 개봉된다.
○ 웃거나 혹은 떨거나
‘노팅 힐’ ‘브리짓 존스의 일기’ 등으로 로맨틱 코미디의 새 종가가 된 영국 워킹타이틀 영화사는 퇴물 남자 테니스 선수와 미녀 스타 테니스 선수의 사랑을 달콤하게 다룬 ‘윔블던’(3월 25일 개봉)을 내놓았다. ‘블랙아웃’(4월 8일 개봉)은 술을 마신 뒤 자신과 성관계를 맺은 남자들이 연거푸 살해된 채 발견되면서 범인으로 몰린 경찰 강력계 반장 제시카(애슐리 주드)를 중심으로 한 스릴러다. 마이클 키튼이 주연인 ‘화이트 노이즈’(4월 8일 개봉)는 라디오와 TV에서 죽은 사람들의 모습과 음성이 들리면서 발생하는 사건을 다룬 심령 스릴러다.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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