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의 등에 살짝 손을 올려요. 중요한 건 손의 위치예요. 너무 올리면 그냥 친구 사이가 돼 버리고 너무 내리면 엉덩이를 만지는 변태가 되니까 조심하세요.”
절묘한 접촉이 중요하다. 차를 탈 때 상대의 안전띠를 매어주는 건 기본. 옷 또는 머리에 뭐가 묻었다고 하면서 떼어주는 것도 친밀감을 높인다. 주의할 점은 의도적 행동이 아니라 ‘당신을 보호하고 가꿔주려 한다’는 인상을 심는 것. 극장에선 탄산음료를 이용해 ‘접촉’ 수위를 부지불식간에 업그레이드 시킨다. 스몰사이즈 음료 2개를 각자 따로 마신다(1단계)→빅사이즈 음료 1개를 주문해 빨대를 각기 따로 꽂아(빨대 구멍이 2개다) 나눠 마신다(2단계)→“난 목이 별로 마르지 않다”고 핑계 대고 스몰사이즈 음료(빨대 구멍이 하나다) 1개에다 빨대 2개를 꽂아 각자의 빨대로 마신다(3단계)→영화에 몰입하다 자기 빨대를 착각한 것처럼 슬쩍 상대의 빨대를 사용해 ‘간접키스’한다(4단계). 이때 여자는 십중팔구 알지만 모르는 체한다→과감히 빨대 하나를 함께 사용한다(5단계).
“그녀가 말할 땐 입을 보지 말아요. 그녀가 옷을 벗으면 어떨지 상상하지도 말고. 그녀가 하는 말을 그냥 듣는 거예요.”
가슴이나 다리를 쳐다보는 건 “나 호색한이요” 하고 광고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눈을 본다. 뚫어지게 보지 말고 이마, 머리, 눈 윗부분, 테이블로 옮겨갔다 오는 것이 자연스럽다. 단, 옆으로 지나가는 다른 여자를 쳐다봐선 안 된다. 여자들은 다른 여자가 걸어올 때 남자의 시선이 그리로 가는지를 반드시 확인한다.
“헤어지기 전 (자기 집 대문 앞에서) 여자가 열쇠를 흔든다는 건 헤어지기 전에 키스하고 싶단 뜻이야.” “(첫)키스는 남자가 90%를 다가간 뒤 그 다음엔 뜸을 들이는 게 포인트예요. 그녀가 나머지 10%를 내밀어 주면 성공!”
한국 여성은 부모와 함께 사는 경우가 많아 ‘열쇠를 흔드는’ 경우가 적다. 그 대신 “가는 거 보고 들어가겠다”고 여자가 말하는 경우엔 ‘상황’이 무르익었다는 신호다. 보수적인 한국 토양에서 더 중요한 건 ‘첫키스’가 아니라 ‘두 번째 키스’다. 첫 키스 후 여성은 ‘또 하고 싶다’는 열망과 ‘헤프게 보이진 않았을까?’란 불안감이 빛과 그림자처럼 교차하기 때문. 남자가 ‘두 번째 키스는 당연’이란 투로 접근하면 마음의 문은 닫힌다. 두 번째엔 뺨이나 이마에만 살짝 입을 맞춰 아쉬움을 선사함으로써 ‘관심 있는 건 네 입술이 아니라 네 마음’이란 신뢰감을 심어준다. (입술을) 버려라 그러면 (입술을) 얻을 것이다!
“오늘은 알레그라의 밤이 아니라는 걸 기억해야 돼요. 오늘은 메기(알레그라의 절친한 친구)의 밤이에요.”
먼저 그녀의 (여자)친구에게 점수를 따야 한다는 얘기. 여자들은 친구의 연애에 참견하는 걸 좋아한다. 일단 친구가 싱글이라면 남자를 소개해 신경을 딴 데로 돌리도록 한다. 하지만 그녀의 친구에게 너무 잘해줬다가 바람둥이라는 오해를 받는 경우도 적지 않으니 조심할 것. 여자들이면 다 잘해준다는 인상보다는 본성 자체가 친절하고 배려심이 많은 사람이란 인상을 주도록 한다.
이승재 기자 sjd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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