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경영]‘창공에 꿈을 싣고’…땅에서 달려 하늘을 날다

  • 입력 2005년 3월 18일 16시 44분


◇창공에 꿈을 싣고/조중건 지음/332쪽·1만4000원·선 미디어

“하늘을 날 때는 더없이 우아한 비행기지만 하늘에 오르기 위해서는 온힘을 다해 땅 위를 달려야 한다. 거대한 비행기가 하늘을 날기 위해서는 시속 200km 이상의 속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저자의 삶을 그대로 반영한 말이다. 이 책은 조중건 전 대한항공 부회장의 인생과 경영 철학이 담긴 회고록이다. 그는 형이자 한진그룹 창업주인 고 조중훈 대한항공 회장을 도와 국적기를 타고 외국에 나가보는 게 소원이라는 당시 박정희 대통령의 권유로 적자에 허덕이던 대한항공공사를 인수해 현재 연매출 7조 원의 항공사로 성장시켰다.

북한의 의용군 차출을 피해 90일간 지하실에 숨어 지냈던 6·25전쟁 시절, 식당 접시 닦기를 하며 버텨낸 미국 캘리포니아 버클리대 유학 시절, 실을 짐이 없어 무산될 위기에 처한 첫 미주노선을 살리기 위해 주력 수출품인 가발을 찾아 전국을 뒤진 기억을 생생하게 묘사하고 있다.

‘거대 항공사 최고경영자(CEO)’라는 화려한 타이틀에 가려 드러나지 않았던 저자의 비하인드 스토리도 흥미롭다. 단순한 회고록이 아니라 국가의 발전과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애썼던 60, 70대의 삶을 이해할 만한 대목들이 많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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