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미국 9·11테러 이후 각국 정보기관들은 많은 변화를 했다. 러시아는 ‘테러와의 전쟁’을 체첸 분리주의자 탄압의 명분으로 삼았다.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과 테러 조직 사이에 연계가 있다는 주장에 힘을 실어 주고 있다. 이런 과정에서 정보의 유통은 정치적 필요에 따라 왜곡될 수 있다.
미 국가안보기록보관소 연구원을 지낸 사학자 폴 토드 씨와 영국 런던의 지역의회 의원으로서 정보기관의 움직임을 오래 추적해 온 조너선 블로흐 씨가 쓴 이 책은 급변한 정보기관들의 실체를 알아보려는 노력을 담았다. 협력과 반목을 거듭해 온 각국 정보기관들의 비사(秘史)가 흥미롭다. 지구적 차원의 미 위성감청시스템인 ‘에셜론’이 눈길을 끈다. 2001년 독일이 안보시스템에 윈도 프로그램의 사용을 금지한 점, 소스 코드가 공개되지 않은 이 프로그램에는 미 정보기관의 ‘백 도어(back door)’가 숨겨져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백 도어’는 네트워크에 연결된 사용자의 컴퓨터 속에 있는 정보를 몰래 수집하는 프로그램이다.
권기태 기자 kk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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