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눈/이광표]소중히 다뤄야할 ‘문화재 독도’

  • 입력 2005년 3월 18일 18시 28분


일본의 독도 침탈 야욕에 맞서기 위한 다양한 정책과 아이디어가 나오고 있다.

문화재청은 일반인의 독도 관광을 허용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일반인들도 흥미로운 아이디어를 내놓고 있다. 독도 동도(東島)와 서도(西島) 사이의 바다를 매립해 행사 공간으로 활용하자는 의견, 서울 세종로의 이순신 장군 동상을 독도로 옮기자는 의견, 독도에서 단체 미팅을 열자는 의견 등등….

독도 탐방을 통해 독도에 대한 사랑을 고취하고, 독도가 한국 영토라는 사실을 천명하자는 것이다. 모두 독도 사랑의 표현이라는 점에서 이의를 다는 사람은 없다.

그러나 그 방법에 문제가 있다. 독도는 천연기념물 제336호로 지정돼 있는 엄연한 문화재다.

문화재의 경우 향유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온전하게 보전하는 것은 더욱 중요하다. 독도에서 이뤄지는 모든 현상(現狀) 변경은 문화재위원회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독도를 원형대로 보전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최근 쏟아져 나오는 각종 아이디어는 문화재인 독도의 풍광을 해치고 생태계를 손상할 위험이 크다. 이순신 장군 동상 이전이나 단체미팅 아이디어처럼 일부 의견은 비현실적인 데다 지나치게 흥미 위주라는 지적을 받는다. 독도를 친근한 공간으로 느끼게 하는 것도 좋지만 놀이공원처럼 희화화(戱畵化)하는 것은 곤란하다.

문화재위원회 천연기념물 분과의 한 위원은 “과도하게 개방하는 것은 천연기념물로서의 독도를 훼손할 수 있기 때문에 최대한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위원은 “특히 새로운 시설물을 설치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문화재청은 23일 문화재위원회를 열어 독도 개방 여부와 탐방 인원을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그러나 탐방 인원은 가능한 한 최소화하는 것이 좋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독도는 문화재다. 국보급 고려청자 다루듯 소중히 다뤄야 한다. 조급한 마음으로 내놓는 아이디어나 정책은 독도를 훼손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독도는 수백 년, 수천 년 뒤에도 그 자리에 온전하게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 이 시대에는 개발이나 탐방 욕망을 자제해야 하지 않을까.

이광표 사회부 kp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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