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희(49·서울 노원구 영신여고 교목실장) 목사는 갖은 어려움 속에 10여 년에 걸친 현지답사를 통해 찍은 사진과 지도 등을 모아 ‘사라진 도시의 부활-성경 속의 도시 탐험’(도서출판 기독통신·02-727-4000)을 최근 펴냈다.
“성경에는 모두 496곳의 도시와 성읍(城邑), 섬들이 나오는 데 지금 위치를 확인할 수 있는 지명은 450여 곳 입니다. 이 가운데 답사 가능한 300여 곳 중 261곳의 현재 모습을 담아 책으로 펴냈어요. 갈 수 있는 모든 지역을 담지 못해 아쉽습니다만 이 책에 실린 사진과 설명만 봐도 기독교의 역사를 좀더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겁니다. 부활절(27일)을 앞두고 사라진 성경 속 도시들을 책으로 부활시킨 것에 보람을 느낍니다.”
이 목사가 엮은 ‘성경 속의 도시 탐험’에는 이스라엘 요르단 이집트 터기 그리스 이탈리아 이란 이라크 레바논 등 10여 개 국의 옛 도시와 성경에 나오는 모든 섬들을 찍은 칼라 사진 1110장, 상세한 지도 147장, 평면도 100장이 실려 있다. 각 쪽마다 지명이 등장하는 성경구절을 맨 앞에 표시한 뒤 사진 4∼5장, 지도, 상세한 설명 등을 곁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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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목사는 이번 책을 펴내기 위해 10여 년 동안 30여 회의 답사여행을 했다. 그는 장로회신학대학원을 졸업한 뒤 10여 년 전 대구 남신교회 담임목사로 목회를 하며 성경 속 도시들을 찾아 나선 뒤 시간을 얻기 위해 7년 전 영신여고 교목실장으로 옮겼다.
“교회를 담임하면 장기간 자리를 비울 수가 없어요. 교목실장은 방학 중에는 시간이 나기 때문에 학교로 옮겼지요. 그렇지만 이번에는 답사 비용이 문제였어요. 그동안 펴낸 책의 인세와 후원자들의 지원을 받아 어렵게 꾸려왔습니다.”
이 목사는 사진을 찍고 해설용 자료를 수집하는가 하면, 답사지역 지도와 평면도도 그리는 등 일인다역(一人多役)을 할 수밖에 없었다. 그는 “답사 초기에는 자동카메라로 사진을 찍었지만 이제는 수동카메라로 사진작가 버금갈 정도로 촬영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한 여름 섭씨 50도가 넘는 무더위 속에 아브라함의 고향인 이라크 남부의 우르를 찾은 일, 바울이 풍랑을 만났던 그리스 최남단의 가우다 섬을 찾았다가 역시 풍랑으로 발이 묶여 바닷가에서 밤을 지새운 일 등 고난과 에피소드들이 수없이 많아요. 하지만 지도 한 장 들고 물어물어 어렵사리 원하는 곳에 당도했을 때의 감격은 지금도 생생합니다.”
이 목사는 “책 출간과 함께 그동안 답사한 내용을 홈페이지(photobible.co.kr)를 통해 홍보하고 있다”면서 “아직 답사하지 못한 팔레스타인지역 25곳과 요르단 15곳, 터키 4곳, 이라크 2 곳 등도 찾아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차수 기자 kimc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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