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구슬픈 선율, 그래서 더 아름다운 ‘트로바토레’

  • 입력 2005년 3월 22일 18시 23분


박력 넘치는 베르디 합창곡의 대명사 ‘대장간의 합창’, 이글거리는 적의를 한껏 뿜어내는 테너 아리아 ‘타오르는 불꽃을 보라’, 죽음의 위기에 처한 연인을 그리는 애절한 소프라노 아리아 ‘사랑은 장밋빛 날개를 타고’…. 오페라의 대명사로 불리는 베르디의 작품 중에서도 가장 주옥 같은 명선율들로 가득 찬 오페라가 ‘트로바토레(일 트로바토레·음유시인)’이다.

‘라 트라비아타(춘희)’ ‘리골레토’와 더불어 베르디 중기의 3대 걸작으로 불리는 이 작품을 서울시 오페라단이 4월 7∼10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공연한다.

무대는 15세기 스페인. 루나 백작은 아름다운 여인 레오노라를 놓고 음유시인 만리코와 대결한다. 만리코의 어머니 아주체나가 어린 시절 자신의 동생을 유괴 살해했다는 말까지 듣게 된 그는 만리코를 사로잡아 처형하지만, 처형 순간 아주체나로부터 “그는 어린시절 사라진 네 동생이다”라는 절규를 듣게 되는데….

다소 모순적인 내용 때문에 ‘라 트라비아타’ ‘리골레토’보다 무대에 올려지는 횟수는 훨씬 적지만, 먹구름이 덮인 듯한 비장한 분위기 속에서도 사그라들 듯 구슬프게 흐르는 선율의 아름다움은 이 작품의 독특한 매력이다.

음유시인 만리코 역에 테너 김남두와 이탈리아의 카멘 치아니, 레오노라 역에 소프라노 김인혜와 이탈리아계 미국인 파울라 델리가티, 루나 백작 역에 김승철과 양효용이 각각 더블 캐스팅됐다.

반주는 1990∼98년 KBS교향악단 수석 객원지휘자를 지낸 박탕 조르다니아 지휘의 서울시 교향악단, 연출은 이탈리아 스칼라 오페라극장 등에서 활동해온 안토넬로 마다우 디아스가 맡는다. 3만∼15만 원. 02-399-1723, www.seoulmetopera.co.kr

유윤종 기자 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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