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야, 문 좀 열어주렴”… 파도 거세 이틀째 접안못해

  • 입력 2005년 3월 27일 18시 24분


“속살은 못보여 드려요”독도 관광이 허용된 뒤 27일 삼봉호를 타고 독도 부근의 해상에 도착한 관광객들이 접안시설이 보이자 준비한 태극기를 흔들며 노래 ‘독도는 우리 땅’을 부르고 있다. 독도=신원건 기자
“속살은 못보여 드려요”
독도 관광이 허용된 뒤 27일 삼봉호를 타고 독도 부근의 해상에 도착한 관광객들이 접안시설이 보이자 준비한 태극기를 흔들며 노래 ‘독도는 우리 땅’을 부르고 있다. 독도=신원건 기자
‘선박을 이용한 독도 입도는 풍향이 좌우한다!’

27일 오전 관광객 등 144명을 태운 유람선 삼봉호(106t·정원 210명)가 울릉도를 떠나 독도 앞에 도착했으나 너울(바다의 크고 사나운 물결)이 심하게 일어 접안시설에 배를 대지 못했다.

이 유람선은 수차례 접안을 시도했으나 파도가 접안시설 위로 덮치자 주변을 몇 차례 돌다가 다시 울릉도로 돌아왔다.

이 유람선은 독도에 대한 출입규제가 풀린 이후 처음으로 일반관광객을 태우고 26일에도 독도 접안을 시도했다가 실패했다.

독도 인근에는 늘 파도가 높고 강한 바닷바람이 부는데 남풍이나 서풍, 특히 남서풍일 경우 현 접안시설에 너울이 형성돼 배를 대기가 어렵다는 것.

삼봉호 선장 송경찬(宋慶燦·50) 씨는 “파고보다는 풍향이 중요한데 북풍, 동풍, 북동풍일 때는 접안이 비교적 용이하다”며 “접안시설을 동도의 반대쪽에 추가로 지으면 풍향에 상관없이 관광객들이 보다 쉽게 독도에 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독도 인근에는 비와 눈이 자주 내리고 해무(海霧)가 많이 끼어 맑은 날이 연평균 50여 일에 불과해 배편을 이용한 독도 입도는 1년 중 60∼70일 정도만 가능하다.

현재 일반인이 독도에 가려면 울릉도에 사무실을 둔 ㈜독도관광해운 소속 삼봉호를 이용하는 방법뿐인데 편도 2시간 정도 소요된다.

한편 27일 접안시도 과정에서 유람선 내 관광객들은 미리 준비한 태극기를 꺼내 흔들며 가요 ‘독도는 우리 땅’을 부르기도 했다.

관광객 최상윤(崔相潤·49·대구 달성군 현풍면) 씨는 “입도를 못해 아쉽지만 독도를 멀리서나마 직접 보니 가슴이 뭉클해지는 것 같다”며 “다음 달에 다시 독도를 방문할 것”이라고 말했다.

울릉=최성진 기자 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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