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루시드 폴’(Lucid Fall·본명 조윤석·30)이 4년 만에 2집 ‘오! 사랑’을 들고 나타났다. 이번 2집에서 그는 ‘루시드 스프링’이 되었다. 이번 음반에는 ‘물이 되는 꿈’ ‘꽃’ 등 봄 냄새 가득한 곡들이 실려 있다.
“앨범을 만들 때 컨셉트를 생각하진 않아요. 이번 2집의 경우도 틈틈이 만든 곡들이죠. 그런데 모아놓고 보니 우연히도 ‘봄’이 되었습니다.”
1993년 19세 때 ‘제 5회 유재하 음악경연대회’에서 동상을 수상하며 데뷔한 루시드 폴은 1997년 그룹 ‘미선이’를 결성해 이듬해 1집 ‘드리프팅’을 발매했다.
그 후 2001년 솔로 데뷔음반 ‘루시드 폴’로 원맨 밴드 활동을 시작했다. 2002년에는 영화 ‘버스, 정류장’ 사운드 트랙을 맡기도 했다.
그의 이름 앞에는 ‘명문대 공학도 출신 가수’라는 수식어가 따라 다닌다. 그는 서울대 화학공학과를 졸업하고 현재 스위스 로잔공대 생명공학연구소에서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공학도가 만든 음악이란 어떤 것일까?
“이공계 사람이 음악 하는 것에 너무 놀라지 마세요. ‘아트’라는 말에는 ‘예술’ 말고도 ‘기술’이란 뜻도 있잖아요. 다만 이공계 특유의 장인정신이 음악을 하는 데 도움을 주곤 합니다.”
그의 음악은 ‘자연’을 담고 있다. 2002년 11월 ‘토이’의 유희열과 ‘롤러코스터’ 등이 참여한 일렉트로닉 프로젝트 음반 ‘코니아일랜드’에 그는 물과 새소리만으로 이루어진 8분짜리 대곡 ‘몽유도원’을 수록했다. 이번 2집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
“새소리나 바람소리, 계절의 변화에 민감한 편입니다. 불교신자라 그런지 모르지만 사람은 자연의 한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자연의 일부분으로 살아갔으면 하는 바람이 제 음악에 담겨 있는 셈이죠.”
그는 4월1∼3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백암아트홀에서 2집 음반 발매 기념공연을 갖는다. 소극장 위주로 공연을 해온 루시드 폴은 이번 공연에서 팬들과의 음악적 교감을 위해 이야기 없이 기타 연주와 노래만 할 예정이다. 1544-1555
김범석 기자 bsis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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