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노포즈’는 2001년 미국 오프브로드웨이에서 선보인 뒤 4년째 공연 중인 인기 뮤지컬. 폐경기를 앞둔 중년 여성의 심리를 유쾌하게 그려냈다. 세 사람이 맡은 역은 한물 간 중년 여배우(박해미), 일에는 성공하나 가족과 멀어진 커리어우먼(전수경),
평범한 시골주부(이경미)로 모두 폐경기에 접어든 50대 전후 여성이다. 28일 밤, 세 사람을 만났다.》
○폐경(閉經), 그 자유로움에 대하여
―세 분 다, 아직은…아니시죠?
“폐경기 증상은 아직 없다”고 하던 세 사람은 막상 얘기를 시작하자 자신이 겪는 ‘조짐’에 대해 털어놓았다.
“난 지난번에 (생리를) 한 달 걸렀어.” “하는 날짜도 점점 짧아져.” “양도 많이 줄던데.”….
―폐경과 함께 ‘여자’로서 끝이라고 생각해 울적해 하는 여성도 많은데. 여배우로서 이미지 관리에 이 작품이 부담스럽진 않나요?
“‘버자이너 모놀로그’를 하면서 여성 작품이 주는 ‘맛’을 알게 되어서 그런지 중년의 솔직한 이야기를 그린 이 작품이 오히려 하고 싶었어요. 사실, 난 더 이상 망가질 이미지도 없고. 하하” (이경미)
“‘폐경기’가 좀 일찍 찾아오긴 했죠(웃음). 여배우로서 늙은 역을 빨리 맡은 감은 있지만 여자라면 누구나 겪을 이야기라 살갑게 느껴져요.” (전수경)
“근데 왜 폐경을 우울하게만 생각하죠? 요즘도 난 남편과 섹스할 때 임신을 걱정해요. 하지만 폐경을 하면 그런 불안에서 자유로워져 오히려 인생을 더 즐길 것 같은데….” (박해미)
○‘메노포즈’, 그 유쾌함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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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문에 제작사측이 ‘맘마미아 삼총사’를 모두 캐스팅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는 후문. 세 명 모두 “소극장 뮤지컬이라 솔직히 돈은 안 되지만 우리 사회에서 다루기 쉽지 않은 주제인 폐경기를 재미있게 표현한데다 국내 초연이라는 점에 끌렸다”고 입을 모았다.
‘메노포즈’는 중년의 귀에 익은 ‘그 때 그 시절’의 팝송들로 만들어졌다. 티나 터너의 ‘왓츠 러브 갓 투 두 위드 잇’을 비롯해 ‘온리 유’ ‘YMCA’ ‘프리텐더’ 등 1960∼80년대 팝송 26곡으로 꾸며졌다. 마지막엔 관객들이 직접 무대에 올라가 배우들과 한바탕 춤판도 벌인다.
―‘맘마미아’의 성과를 꼽는다면?
“40대인 우리가 당당히 주연을 맡는 모습이 중년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는 것 같아요.” (이)
“맘마미아’ 이후 공연장에 확실히 중년 관객이 늘었어요.” (전)
이어 박해미에게 시선이 모아지자 당혹스러워 하며 말했다.
“어, 방금 전까지 아주 중요한 말이 생각났는데 금방 잊어버렸어.”
폭소와 함께 두 사람이 말했다.
“얘, 그게 (폐경기) 증상이야!” (이)
“바로 이런 얘기들이 이 작품에 다 나와요∼.” (전)
5월3일∼7월31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아트홀. 6만원. 02―6000―6790
강수진 기자 sj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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