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투란도트 돌아오다

  • 입력 2005년 3월 29일 18시 47분


2003년 5월 상암동 서울 월드컵 경기장에서 공연된 ‘투란도트’. 연 인원 14만명 입장이라는기록을 세웠다. 동아일보 자료사진
2003년 5월 상암동 서울 월드컵 경기장에서 공연된 ‘투란도트’. 연 인원 14만명 입장이라는기록을 세웠다. 동아일보 자료사진
2003년 서울 마포구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푸치니 오페라 ‘투란도트’의 성공신화를 쓴 주역들이 이번에는 실내공연장에서 ‘투란도트’ 신화에 도전한다. 2년 전 야외공연을 주최했던 한강오페라단(단장 박현준)이 5월 14∼28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무대에 푸치니 ‘투란도트’를 다시 올린다. 이번 공연은 국내 오페라 사상 최장 공연이라는 기록도 세우게 된다.

○ 2003년 작품은 장이머우 연출판

엄밀히 말하면 이번 공연의 ‘원판’은 2003년과 다르다. 2003년 공연에서는 1997년 이탈리아 피렌체 ‘5월 음악제(마지오 무지칼레)’에서 첫선을 보인 뒤 1998년 중국 베이징의 쯔진청(紫禁城)에서 야외 공연돼 세계인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장이머우(張藝謀) 감독 연출판의 무대가 사용됐다. 반면 이번 무대에서는 이탈리아 마체라타 극장판 무대와 연출이 활용된다.

2003년 5월 장이머우 연출의 ‘투란도트’에 투란도트 공주 역으로 출연한 소프라노 조반나 카솔라(오른쪽)와 테너 니콜라 마르티누치. 동아일보 자료사진
예술 총감독을 맡은 박현준 단장은 “높은 계단을 중심으로 한 황제의 궁 전체에 황금색을 입혀 웅장하면서도 환상적인 분위기를 만들어 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상암동 경기장 무대가 야외라는 제한 때문에 고정될 수밖에 없었던 한계를 지녔다면, 세종문화회관 공연에서는 무대 세트의 역동적 움직임과 화려한 조명 효과로 훨씬 볼거리가 많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같은 점도 있다. 2년 전 호평을 받은 칼라프 역의 테너 니콜라 마르티누치와 투란도트 역의 소프라노 조반나 카솔라가 이번에도 함께 무대에 오른다. 칼라프 역은 테너 세르지오 파나이아와 피에로 줄리아치, 투란도트 역은 소프라노 카터 스코트, 올가 주라벨이 가세하는 ‘트리플(3중) 캐스팅’ 이다.

○ 앙드레 김 “오페라 의상 데뷔”

이번 공연은 디자이너 앙드레 김이 의상 책임을 맡아 눈길을 끈다. 그는 이번 공연에서 주인공인 투란도트와 칼라프, 시녀 류 등 주요 배역 11명의 의상을 디자인하게 된다.

그는 “1984년 영국 로열오페라단의 ‘투란도트’ 영상을 보고 소름끼치는 감동을 느꼈다”며 “그동안 내가 추구해온 디자인 경향이 ‘투란도트’의 환상적 분위기와 잘 맞다”고 의욕을 보였다.

그는 시대가 특별히 명시되지 않은 ‘투란도트’의 무대를 위해 중국 의상에 한국적 색채를 가미하는 한편 흰색과 황금색, 빨강과 파랑의 조화와 대비를 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 매주 금·토요일 이벤트

‘투란도트’ 사무국은 음악 팬들의 시선을 끌기 위해 18일부터 매주 금, 토요일 오후 5∼9시 세종문화회관 야외광장에서 ‘인조이 투란도트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오페라 속의 주인공이 되어보는 ‘투란도트 의상 입고 사진 찍기’와 즉석복권 추첨, 투란도트 영상물 상영 행사 등이 펼쳐진다.

‘투란도트’ 입장권 가격은 5만∼30만 원. 최근 서울 예술의 전당이 제작한 ‘보엠’(2만∼16만 원), 국립오페라단의 ‘마탄의 사수’(3만∼15만 원) 등과 비교해 비싸다는 평도 있다. 02-587-7771, www.turandot.co.kr

유윤종 기자 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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