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7년 강단에 처음 선 원로 경제학자인 박 교수의 저서에는 오랜 세월 응축된 학문적 성과와 사색의 결과물이 녹아 있다.
‘한국 지식인에게 고함’은 젊은이에게 던지는 경고장이다. ‘젊은이들에게 보내는 긴 편지’라는 부제가 붙은 이 책에는 반(反)지성적, 역사 퇴행적 편견을 갖고 있는 일부 지식인을 비판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박 교수는 “일부 지식인이 정치권력과 손잡고 개혁이 무엇인지도 모르는 채 잘못된 진보의 비전을 거침없이 제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들은) 사회변화 법칙의 해석을 배타적 독점적으로 담당한다는 도덕적 신념까지 갖고 있다”며 “여기에는 마르크스가 말한 ‘물질주의적 지식인론’이 뒤섞여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령(李御寧) 전 문화부 장관과 함께 저술한 ‘한국의 신자본주의 정신’은 한국의 기업정신과 자본주의 이념을 알기 쉽게 풀이했다.
두 저자는 이 책에서 디지털시대의 가치 기준으로 선비(士)정신을 경제(商)에 도입한 ‘사상(士商) 자본주의 정신’을 제안했다.
‘경제학의 기본원리’는 경제학 원론에 해당된다. 하지만 기존 경제학 이론에 자연과학과 사회과학 철학, 경제 철학 등을 가미해 경제학의 외연을 확장했다.
박 교수는 “선비란 모름지기 기운이 다할 때까지 붓을 놓지 않아야 한다는 일념으로 10여 년간 저술에 몰두했다”며 “쓰고 보니 졸작(拙作)이 되지 않았나 싶어 죄송하지만 아무쪼록 후학들에게 도움이 되기 바란다”고 말했다.
고기정 기자 ko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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