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는 포화 상태=인구 270만 명의 로마에 ‘참배객 해일’이 휩쓸고 있다. 베르톨라소 이탈리아 시민보호청장은 “로마는 더 이상 (참배객들을) 받아들일 여력이 없다”고 말했다.
로마의 한 대학 캠퍼스가 30만 평 규모의 ‘텐트 도시’로 변하는 등 10여 곳에 거대한 텐트촌이 생겼고 올림픽 경기장을 비롯한 스포츠 시설들이 참배객에게 무료로 개방됐다. 그러나 이마저도 부족해 이탈리아 정부는 국민들에게 “참배객을 집으로 받아들이자”고 호소했다.
이탈리아의 한 소비자단체는 교황 서거를 전후한 2주일간 참배객을 200만 명으로 잡을 경우 이들이 로마에 뿌리고 가는 돈이 1억2250만 달러(약 1242억 원)에 이를 것이라고 추산하기도 했다.
▽마지막 참배=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6일 오후 바티칸에 도착한 직후 부인 로라 부시 여사와 아버지 부시 전 대통령, 빌 클린턴 전 대통령,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과 함께 교황 시신을 알현했다.
부시 대통령 일행은 교황 시신 앞에 무릎을 꿇어 경의를 표했다.
6일 오후 10시부터는 시신 알현을 위해 줄을 서는 게 금지됐다. 이미 줄을 선 사람들도 24시간을 기다려야 하기 때문. 교황청은 시간당 1만5000∼1만8000명이 시신을 알현해 4일 이후 100만 명 이상이 참배한 것으로 집계했다.
▽교황의 마지막 말은 없었다=요한 바오로 2세가 말없이 숨졌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당초 교황이 서거 직전 온 힘을 모아 신자들이 모인 창문 쪽을 바라보며 “아멘”이란 말을 남겼다고 알려졌으나, 로마 일간지 라레푸블리카는 교황의 마지막을 지켜본 주치의의 말을 인용해 “교황은 너무 위독해 말을 할 수 없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교황청은 현재 시인도 부인도 하지 않고 있다.
▽마냥 슬프지만은 않다=가톨릭 문화가 강한 유럽이지만, 좌파 성향의 신문들은 요한 바오로 2세에 대한 비판을 멈추지 않고 있다.
프랑스 일간 리베라시옹은 “그는 ‘교황 무오류설’을 남용했다”고 비판했고, 영국 일간 가디언은 “교황은 자신의 사무실은 현대식으로 고쳤지만 교회는 현대식으로 개혁하지 않았다”면서 “그의 완고한 강론은 유럽 가톨릭교회의 퇴조에 일조했다”고 평가했다.
다른 신문들도 “교황이 바깥세상에선 개혁에 앞장섰지만 정작 교회 내에선 권위주의를 강화했다”고 꼬집었다.
이헌진 기자 mungchii@donga.com
파리=금동근 특파원 go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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