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이라면 이 영화를…▼
○이사(감독 소마이 신지·일본·1993년)
△내용=행복하게 살던 11세 소녀 렌코는 부모가 별거에 들어가자 자신의 세계가 무너지는 것을 감지한다.
△알고 보자=영화 후반, 마쓰리(축제)가 열리는 거리를 헤매는 주인공 렌코의 모습은 환상적이다.
△이 장면=불꽃놀이, 선상축제 등 교토의 아름다운 마쓰리 장면.
○철인 28호(감독 도가시 신·일본·2004년)
△내용=비뚤어진 열망에 사로잡힌 한 과학자가 만든 로봇이 도쿄를 침공하자 초등학생 쇼타로는 아버지가 남긴 로봇 ‘철인 28호’로 맞선다.
△알고 보자=30대 후반에게 추억의 만화인 ‘철인 28호’를 신예 도가시 신 감독이 실사(實寫) 영화로 제작했다.
△이 장면=철인 28호를 원격조종하는 쇼타로의 시시각각 변하는 얼굴.
○왕후 심청(감독 넬슨 신·한국 북한·2005년)
△내용=역모에 가담하지 않아 아내를 잃고 눈이 먼 심 봉사의 딸 청이는 공양미 300섬이면 아버지가 눈을 뜰 수 있다는 말에 인당수의 제물이 되기로 한다.
△알고 보자=남북이 함께 만든 애니메이션으로 온 가족이 즐기기에 손색이 없다.
△이 장면=하이라이트는 역시 심 봉사가 눈을 뜨는 순간.
○영감(감독 카렐 제만·체코·1949년)
△내용=유리 물방울 속에서 발레리나들이 환상적인 춤을 춘다. 물방울은 바닥에 떨어져 다른 거대한 생명체로 흘러간다.
△알고 보자=유리를 소재로 몽환적 비주얼을 창조한 애니메이션. 체코의 유리공예 솜씨가 빛난다.
△이 장면=잎에 맺힌 물방울 속으로 민들레 홀씨가 들어가서 인형으로 바뀐다.
▼JIFF 마니아, 다 모여라▼
○재의 인간(감독 누리 부지드·튀니지·1986년)
△내용=마을의 조각가 하슈미는 결혼을 앞두고 견습 목수이던 어린 시절, 스승에게 당한 성적 학대의 기억에 괴로워한다.
△알고 보자=이슬람문화권에서는 민감한 동성애를 다뤘지만 튀니지 개봉 당시 ‘람보’보다 인기가 높았다.
△이 장면=갈등을 은유하는 태풍에 날아가는 천막을 붙잡으려는 아들과 아버지.
○사라방드(감독 잉마르 베르히만·스웨덴·2003년)
△내용=요한과 마리아가 30년 만에 재회한다. 요한과 원수가 된 아들 헨릭, 딸 카린, 그리고 헨릭의 죽은 아내 안나의 존재가 긴장을 불러일으킨다.
△알고 보자=거장 잉마르 베르히만이 ‘결혼풍경’(1973년)의 속편으로 만든 HD영화. 등장인물은 단 4명.
△이 장면=이별할 때 딸이 연주하는 사라방드를 듣는 아버지 얼굴의 클로즈업.
○레드 라이트(감독 세드릭 칸·프랑스·2003년)
△내용=무더운 여름날, 정체된 고속도로에서 심하게 부부싸움을 한 앙트완과 헬렌. 사라진 헬렌을 찾던 앙트완은 낯선 남자를 태웠다가 악몽 같은 하룻밤을 겪는다.
△알고 보자=‘권태’로 알려진 세드릭 칸의 최신작. 일상 풍경에서 불쑥 솟는 공포와 불안을 잘 포착했다.
△이 장면=앙트완이 세워 둔 자동차 밑에서 발견한 것은?
○세계(감독 지아 장커·중국·2004년)
△내용=에펠탑 등 세계 명물들을 축소해 넣은 ‘세계공원’의 댄서 다오와 공원경비 다이셩은 연인 사이. 다이셩은 다른 여자에게 끌리고, 다오는 삶의 탈출구를 찾는다.
△알고 보자=세계화 속에서 갈등하는 중국의 현실을 날카롭게 비판했다. 스케일은 커졌지만 지아 장커의 작가정신은 여전.
△이 장면=놀이공원 댄서들이 펼치는 스펙터클한 공연 장면.
▼이 영화에 주목하자▼
○추수(감독 마리아 라즈베즈키나·러시아·2004년)
△내용=러시아의 한 시골 최우수 트랙터 기사인 안토니나는 정부에서 붉은 깃발을 상으로 받는다.
△알고 보자=깃발을 소중히 여기는 가족과 시대가 변하면서 무의미해진 깃발을 대비해 러시아 사회주의를 비판.
△이 장면=가족이 견뎌야 할 상처의 상징인 전쟁불구자 남편의 등장.
○이노센스(감독 뤼실 하지할릴러비치·프랑스 등·2004년)
△내용=숲 속에 나이가 다른 소녀들이 7명 씩 모여 사는 집들이 있다. 가장 나이 많은 소녀가 떠나면 어린 소녀가 새로 온다.
△알고 보자=어른 세계로 진입하는 소녀들의 과정을 기이한 공포와 판타지로 그려낸, 독특한 성장영화.
△이 장면=떠나는 소녀들이 보라색 리본으로 추는 나비춤.
○카메라와 나(감독 프랑스와즈 로망·프랑스·2004년)
△내용=애인과의 사랑, 몇 년 만의 이사 등 일상을 담은 다큐멘터리. 보잘 것 없어 보이지만 개인에게는 역사다.
△알고 보자=음모 면도하기, 성적이고 에로틱한 유희 등은 누군가의 비밀일기를 몰래 훔쳐보는 경험.
△이 장면=카메라로 자신의 나체를 보여준다. 영화는 더 이상 대중매체가 아니다(?)
○나의 개 봉봉(감독 카를로스 소린·아르헨티나·2004년)
△내용=20년간 일한 직장을 잃은 중년의 코코는 희고 큰 개 봉봉을 만난다. 말수 적은 사내와 무표정한 개 사이에 우정이 싹튼다.
△알고 보자=개와 중년 남성이 만드는 감동 사연과 둘을 엄습하는 묘한 공포를 따뜻한 유머로 풀었다.
△이 장면=개 경연대회에 참가한 코코와 봉봉. 인간과 개의 새로운 관계에 대한 희망 메시지.
정리=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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