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마당/한화준]한류스타와 군대

  • 입력 2005년 4월 19일 17시 54분


‘먼저 국가를 사랑하고, 다음 여자를 사랑한다. 혈기가 넘치면서도 진지하고, 큰 칼과 도끼를 휘두르듯이 과감하고, 우레같이 맹렬하고 바람처럼 날쌘 기풍을 가지고 있다.’

중국의 유명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소개된 한국 남자에 대한 중국 평론가의 평가다. 중국 여성들이 가장 호감을 갖는 외국 남성이 아시아 지역에서는 한국 남성이라고 하니 한국 남자의 한 사람으로서 은근히 기쁘고 자부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 특히 아시아 각국의 여성들이 한국 남자를 보는 관점은 자국 남성에 비해 매우 우호적이다. 일본 남성들이 가지는 철저한 개인주의나 보수성, 중국이나 동남아 남성들의 나약하고 우유부단함, 패기부족 등에 비교한다면 역시 한국 남자는 그런 면에서 어떤 때는 조금 무모하지만 비교우위에 있음이 확실하다.

1990년대 후반 중국에서 많은 인기를 모은 ‘사랑이 뭐길래’, ‘별은 내 가슴에’ 등 드라마에 나오는 한국 남자의 상은 권위 있고 절도 있으면서도 거칠고 공격적인 듯하다가 여자를 포근히 감싸 사랑할 줄 아는 그런 모습이다. 유교문화가 한국에서 비교적 최근까지 지속되어온 이유도 있겠지만 군대문화의 긍정적이고 순기능적인 역할에서도 그 이유를 찾을 수 있다고 본다. 군대에서 짧지 않은 한 시기를 거치는 동안 최초의 완전한 독립, 다시 돌아보는 사랑과 우정, 위계질서 속에서 배우는 겸손, 조직을 통솔하는 리더십 등의 독특한 경험을 통해 군대문화가 한국 남자들의 일상에 깊숙이 관여하고 여기저기서 표출되는 것이다.

최근 일본 중국 대만 홍콩 싱가포르 등 아시아 전역에서 한류열풍이 거세게 몰아치고 있다. 그리고 그 중심에 한국 남자들이 서 있다. 최근에는 몇몇 한류스타들이 군에 입대하면서 아시아 미디어의 관심이 집중되기도 했다. 그들은 분명 더욱 멋진 사나이가 돼 돌아올 것이고 다시 최고의 가수나 배우가 돼 아시아 여성들의 가슴을 설레게 할 것이다. 이렇듯 군대가 한국 남자를 아시아 최고의 남자로 만들어 준 이유 중 하나라고 얘기한다면 억지일까.

한화준 한국관광공사 마케팅전략실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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