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 라오콘상, 미켈란젤로가 만들었다”

바티칸 박물관에 전시된 고대 헬레니즘 조각의 걸작 라오콘 상(사진)이 사실은 미켈란젤로의 작품일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이 나와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18일 전했다.

라오콘 상은 트로이의 사제 라오콘이 트로이 목마를 성안에 끌어들이는 것을 반대하자 아테네 여신이 물뱀을 보내 그와 두 자식을 죽이는 장면을 형상화한 것. 1506년 1월 14일 로마의 에스퀼린 언덕에서 발견된 라오콘 상은 그동안 그리스 로도스 섬의 거장인 아게산드로스, 아테노도로스, 폴리도로스가 1세기경 함께 만든 작품인 것으로 알려져 왔다.

논란이 시작된 것은 린 캐터슨(48·여) 박사가 6일 컬럼비아대 이탈리아학 강연에서 “사실은 미켈란젤로가 그리스 로마 예술에 관심이 많던 메디치가에서 돈을 받아내려고 라오콘 상을 조각해 에스퀼린 언덕에 옮겨 놓은 뒤 마치 고대 유물을 발견한 것처럼 자작한 것”이라고 주장하면서부터.

캐터슨 박사는 라오콘 상의 등과 비슷한 미켈란젤로의 남성 상반신 스케치(1501년 작)가 발견된 점에 주목했다. 또 미켈란젤로가 1498년부터 1501년까지 라오콘 상 조각에 사용된 것으로 보이는 대리석을 구입한 입출금 기록 및 부친에게 보낸 편지를 증거로 제시했다. 또 라오콘 상이 7개의 대리석 조각으로 만들어진 것도 완성된 작품을 발견 장소로 몰래 옮겨 다시 결합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주장했다.

김영식 기자 spea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