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들이 아름다운 시어로 들려주는 자장가는 어떨까?
신경림 유안진 김용택 도종환 등 4명의 중견 시인이 함께 펴낸 자장가 시집이 나왔다.
4명의 시인이 사계절을 소재로 각각 봄(김용택) 여름(도종환) 가을(유안진) 겨울(신경림) 등 한 계절씩 맡아 한 계절에 7편씩 모두 28편의 자장가 시를 수록했다.
누운 아이의 등을 토닥이며 ‘4인4색’의 시들을 나직한 목소리로 들려줘 보자. 리듬감 있게 반복되는 후렴구가 아이들을 편안한 잠으로 이끌 듯하다.
“앞밭에는 달래 달래/우리 아기 잘도 잔다/텃밭에는 냉이 냉이/우리 아기 잘도 잔다/달래 달래 냉이 냉이/달래 냉이 잘도 잔다….” (김용택 ‘나물노래’)
“잠자면서 쑤욱쑤욱/꿈꾸면서 쑤욱쑤욱/곰돌이도 쑤욱쑤욱/개구리도 쑤욱쑤욱/참나무도 쑤욱쑤욱/눈사람도 쑤욱쑤욱/모두모두 쑤욱쑤욱/잠자면서 쑤욱쑤욱”(신경림 ‘겨울잠’)
시인들이 정성스레 빚어 낸 생동감 넘치는 우리말 의성어와 의태어도 재미있는 운율을 만들어 내며 행복한 꿈을 꾸게 한다.
“자불자불 잠이 온다 사불사불 잠이 온다…코올 코올 코르르 우리 아기 코잠 잔다/소올소올 소르르 우리 아기 눈잠 잔다/우리 아기 고운 아기 곱디 고운 꽃잠 자고/우리 아기 착한 아기 달디달디 단잠 잔다”(유안진 ‘귀뜨라미는 귀잠자고’)
아이를 재우려다 소로록 먼저 잠이 들어 버린 엄마의 모습을 그린 시도 눈에 띈다.
“아가를 재우려다/엄마도 잠이 오고//엄마를 더 보려고/아가는 자지 않고//자장자장 노래하다/엄마 먼저 잠이 들고//잠든 엄마 바라보다/아가도 따라 자고//자장자장 자장자장/스르르르 잠이 들고”(도종환 ‘엄마와 아가’)
자장가 시들은 대부분 자연에서 소재를 가져왔다. 새싹 보리밭 나비 봄비 나뭇잎 감나무 아기노루 등.
이에 대해 중견 시인들은 머리말에서 소망을 담아 말한다.
“이 땅의 아이들이 자연 속에서 살아있는 모든 것들을 사랑하며 자라났으면 합니다.…산새와 애벌레, 알밤과 노루가 토닥여 주고 새싹과 냉이, 보리와 가랑비가 들려주는 자장가를 듣다 보면 아이는 들국화와 친구가 되고, 은행잎과 목련에게 손을 내밀게 될 것입니다.”
28편의 시 낭송 CD도 함께 수록됐다.
강수진 기자 sj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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