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목사는 이 책에서 70여 년 동안 신앙생활을 하면서 품었던 의문에 대한 해답을 스스로 명쾌하게 제시하고 한국 교회의 현실을 날카롭게 비판했다.
강 목사는 성서와 그리스도, 예수의 생애, 그리스도 신앙공동체를 주제로 기독교의 핵심 교리 18가지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정리했다. 설교하듯이 구어체로 서술해 읽기에도 편하다.
그는 우선 한국 교회의 현실을 이렇게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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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기독교인들 가운데 상당수가 성서를 잘못 이해함으로써 자기 자신은 물론 가정과 사회에 많은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성도들이 많이 모이는 상당수의 교회들도 성서의 하나님을 그저 복 받는 데 이용함으로써 기독교를 기복종교로 변질시켰으며, 자본주의 사회에 잘 적응함으로써 성공적 삶을 살도록 만드는 비법이나 전수하는 종교로 추락시키고 말았다.”
강 목사는 “성서를 문자적으로 오류가 없는 신적 계시의 책으로 잘못 이해하면 근본주의적 기독교 집단으로 전락하고 많은 과오를 낳게 된다”면서 “성서가 오늘도 살아 있는 생명의 말씀이 되려면 상황 속에서 재해석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 목사는 교리에 대해서도 포괄적이고 균형 잡힌 시각을 보여준다.
예를 들어 ‘부자가 하늘나라에 들어가는 것은 낙타가 바늘구멍으로 들어가는 것보다 더 어렵다’는 성서 내용에 대해 강 목사는 “부자는 이미 땅 위에서 호화롭게 살고 있지만 사실은 지옥에 살고 있는 것이며, 자기가 갖고 싶은 것을 다 가졌다고 해서 그것이 하늘나라라고 착각해서는 안 된다는 말”이라고 설명한다.
그는 “신앙공동체는 기독교나 어느 종교를 떠나서 전 인류의, 전 우주의 평화를 위해 최우선적으로 전력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함경남도 화전민촌에서 태어나 열네 살 때부터 기독교를 믿기 시작한 강 목사는 광복 후 월남해 서울 경동교회 담임목사, 크리스찬아카데미(현 대화문화아카데미) 원장, 방송위원장을 맡는 등 활발한 사회활동을 했다.
김차수 기자 kimc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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