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 방송사와 이 화백의 미공개작 대규모 전시를 추진한 적이 있나.
“이 화백의 작품 650여 점을 갖고 있다. 이 화백 50주기를 맞아 이 방송사와 공동으로 전시하기 위해 3년 전부터 이공계 교수들을 포함해 5명의 대학교수진으로 ‘이중섭 미발표작 전시준비위원회’를 구성해 준비해 왔다.”
―이 화백의 작품은 어떻게 소장하게 됐나.
“1970년대 서울 인사동의 한 고서점을 통해 650여 점을 묶음 형태로 구입했다. 엽서, 종이, 책자 등에 그려진 것들이다. 아마 이 화백의 가까운 인물이 생활고 때문에 내놓은 것이 아닌가 추정했다.”
―감정협회에서는 당신이 갖고 있는 그림이 시중에 나올 경우 600억∼1000억 원 규모의 사기극이 벌어질 수 있다고 주장했는데….
“전시 준비 막바지에 갑자기 유족 소장품의 위작 시비가 나와 모든 일정이 연기됐다. 감정협회가 준비위원회를 마치 위작을 생산 유포하는 범죄조직처럼 말해 피해가 막심하다. 전시 준비과정에서 종이 및 재료 감정은 물론 일본까지 가서 유족들에게 보여주었다.”
―이 화백의 그림이 그렇게 많다는 것에 대해 납득 못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이 화백과 절친했던 구상 시인의 증언도 있었듯이, 이 화백은 밤낮으로 그림을 그려 방구석에 그림이 쌓여 있을 정도였다고 한다. 그런데 감정협회가 자신들이 보았다는 300여 점 외에는 모두 가짜라고 주장하는 것은 이해하지 못 하겠다.”
건설업으로 돈을 벌었고 한국고서연구회 명예회장을 맡고 있다고 밝힌 김 씨는 이날 자신이 소장하고 있는 이 화백의 그림 중 오래된 종이, 골판지, 엽서, 책자 등에 그려진 수채화 유채화 등 50여 점을 보여주었다.
허문명 기자 angelhu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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