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진이 아무리 좋아도 타이어가 시원찮으면 출력을 감당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 사고 위험도 높기 때문.
값비싼 엔진 튜닝보다 성능 좋은 타이어 한 세트(4개)가 낫다고 주장하는 마니아도 많다.
▽고급화되는 타이어 시장=최근 타이어 업계의 화두는 초고성능(UHP)타이어. 2000년 이후 연평균 40%대의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UHP타이어는 고성능, 고출력 자동차에 장착하는 타이어로 제동력, 순간 가속력, 접지력, 조종 안전성이 뛰어나다. 휠 직경 16인치 이상, 편평비(타이어의 바닥 너비 대비 높이) 55 이하면 UHP타이어로 인정된다. 가격은 개당 10만∼50만 원 선.
한국타이어는 UHP타이어의 대표 주자로 ‘벤투스 R-S2’ ‘블랙버드 V2’ ‘XQ 옵티모’를 내놓고 있다.
벤투스 R-S2는 레이싱용 타이어급으로 시속 300km까지 달릴 수 있도록 설계됐다. 지난달 선보인 블랙버드 V2는 제동 성능과 빗길 주행 성능을 대폭 향상시켰다. XQ 옵티모는 중형 세단형 승용차를 겨냥한 것으로 소음을 기존 타이어보다 50% 이상 줄였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
금호타이어는 엑스타(ECSTA) 시리즈를 통해 UHP타이어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엑스타MX’는 시속 300km에서도 열 발산을 최소화해 노면 접지력을 크게 높였다. ‘엑스타STX’는 한국 최초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전용 고성능 타이어다. 작년 8월 미국 타이어 소매 업체인 ‘타이어랙’이 실시한 조사에서 소비자 평가 1위를 차지했다. 개당 11만∼150만 원으로 가격 선택 폭이 넓다.
넥센타이어도 소음을 대폭 줄인 ‘N5000’ 스포츠 드라이빙 전용 ‘래디알 N2000’, 오프로드용인 ‘로디안M/T’ 등을 내놓고 있다.
▽타이어 읽는 법=타이어를 바꿀 때는 대개 정비업소의 추천에 의지하기 마련. 하지만 타이어 외부에는 각종 정보가 빼곡히 담겨 있어 이를 읽을 수만 있으면 자기 차에 딱 맞는 종류를 선택할 수 있다.
타이어 옆면에는 제조회사명과 제품명, 타이어 규격, 하중지수와 속도기호, DOT(미국 교통부) 넘버 등이 쓰여 있다.
소비자가 눈여겨봐야 할 부분은 타이어 규격. ‘235/45R17’이라고 쓰여 있으면 △225는 타이어의 단면 폭(235mm) △45는 편평비(45시리즈) △R는 타이어 코드(내부의 섬유나 철선)가 직각으로 얽혀 있는 래디알 구조 △17은 휠의 직경이 17인치라는 뜻이다.
편평비가 낮을수록 광폭 타이어에 가깝다.
하중지수와 속도기호는 타이어가 버틸 수 있는 무게와 최대 속도를 나타낸다. 최대 속도는 알파벳으로 표기한다. Q는 시속 160km, R는 170km, S는 180km, T는 190km, H는 210km, V는 240km, W는 270km, Y는 300km다.
DOT 넘버는 타이어 제조 공장과 생산 시기를 말한다. ‘DOT H2 A7 YHR 02 05’로 쓰여 있다면 맨 뒤의 05는 2005년, 02는 두 번째 주를 뜻한다. 올해 두 번째 주에 생산됐다는 것.
앞 부분의 나머지 기호는 제조회사 고유의 식별번호로 크게 신경 쓸 필요가 없다.
고기정 기자 ko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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