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향대 이순신연구소(소장 정병웅)가 충무공 이순신 장군 탄신 460주년(28일)을 맞아 ‘16세기 임진왜란을 전후한 한반도 정세와 이순신 리더십’을 주제로 27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개최한 국제학술세미나 참석자들은 이순신 연구의 국제화를 위한 방안 등을 놓고 열띤 토론을 벌였다.
조선족인 황유복(黃有福) 중국 중앙민족대 교수는 “1598년 11월18일 이순신과 명나라 수군도독 진린(陳璘)이 지휘한 조명(朝明) 수군의 노량해전에 관한 ‘명실록(明實錄)’의 기록에는 진린의 이름만 있을 뿐이다. 진린은 조선에 파견된 뒤 이순신의 공로를 가로채 보고했던 적도 있다”고 말했다.
황 교수는 이어 “중국에서의 이순신 연구는 아직까지 역사적 사실을 소개하는 수준에 머물고 있다”며 “일부 중국학자는 임진왜란 당시 명나라 원군을 나쁘게 평가했다는 이유로 최남선(崔南善)이 친일파였다는 점까지 들어 비판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하일 박 러시아 모스크바대 명예교수도 러시아 내의 이순신 및 임진왜란 연구가 초보적 수준을 면치 못하고 있음을 지적한 뒤 “소련과학아카데미 동방학연구소 연구원이었던 인노켄치 이바노비치 황(황동민·1912∼1985)이 생전에 이순신의 저작을 러시아어로 번역했으나 아직까지 출판되지 못하고 있다”며 관심을 촉구했다.
또 스카와 히데노리(須川英德) 일본 요코하마대 교수는 “이순신이 이끄는 수군은 귀갑선과 화포라는 최첨단의 군선 외에도, 뛰어난 통솔력과 교묘한 전법으로 일본군에 언제나 압승을 거둘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이서행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는 율곡 이이(栗谷 李珥)와 충무공의 리더십을 비교하며 “율곡이 대학자이면서 정치가로 미래를 내다보는 개혁적 리더였다면, 충무공은 무반(武班)으로서 무에서 유를 창조해 국난을 극복한 용맹스런 성웅(聖雄)이었다”고 말했다.
이철희 기자 klim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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