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린 산책]죽음 부르는 전화벨소리…‘착신아리2’

  • 입력 2005년 4월 28일 16시 11분


유치원 선생 교코(미무라)의 애인 나오토(요시자와 유)가 일하는 중국음식점 주인이 딸의 휴대전화로 걸려온 전화를 받고 몇 시간 뒤 숨진다. 교코의 친구 나도카도 자신이 직접 보낸 동영상 메시지를 받고 살해된다. 희생자들의 폐 속에 대만산 석탄가루가 들어 있음을 알게 된 르포작가 다카코(세토 아사카)는 죽음의 휴대전화 메시지를 받은 교코, 나오토와 함께 대만의 한 폐광으로 원혼을 찾아 떠난다.

일본영화 ‘착신아리2’는 이야기와 소재의 확장 전술을 택한 숱한 속편들이 범작에 그치는 수순을 그대로 밟았다. 전편 ‘착신아리’(2004년)에서 휴대전화로 미래의 자신이 보낸 문자메시지가 전달됐다면, 속편에서는 자신이 죽는 모습을 담은 동영상 메시지가 추가된다. 전편에서 휴대전화의 소유주가 죽었다면, 속편에서는 메시지가 왔을 때 그 내용을 확인한 사람도 죽는다. 사건의 무대도 일본 도쿄에서 대만으로까지 번졌고, 죽음을 부르는 원혼도 하나가 아니라 둘(혹은 셋)로 늘어났다.

그러나 펼쳐 놓은 이야기를 한 줄기로 꿰지 못하는 바람에 영화는 슬쩍 보기에도 공포스러운 폐광 속에서 때 맞춰 벌어지는 무서운 장면들을 이어 놓는 것으로 지탱한다. 휴대전화는 더 이상 일상 속 관계 단절이라는 메시지를 전하지 못하고 그저 죽음을 예고하는 수단으로 전락했다. 29일 개봉. 15세 이상.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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