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메가 쓰리’는 모던록 그룹 ‘델리 스파이스’의 윤준호(35·베이스)와 최재혁(30·드럼), ‘윤도현 밴드’와 강산에 등의 음반 작업에서 키보드 연주를 맡았던 고경천(29)이 모여 만든 프로젝트 그룹이다. 앨범 제목 ‘알파비트’는 ‘첫 포문을 여는 울림’이라는 뜻이다. 이들이 말하는 그 ‘울림’은 바로 ‘피아노 록’이다.
“지난해 여름 우연히 술자리에서 ‘기타 없이 록을 해보는 건 어떨까’란 생각을 해봤어요. 누가 먼저랄 것 없이 기타를 뺀 자리에 피아노를 넣자는 얘기를 했었죠. 그리고 음악은 1980년대 인기 라디오 프로그램인 ‘전영혁의 음악세계’ 분위기가 나도록 복고 스타일로 만들었습니다.” (최재혁)
‘오메가 쓰리’의 키보드 연주자 고경천은 오리지널 피아노 대신 옛날 록 밴드들이 사용했던 멜로트론이나 해먼드오르간 같은 건반악기를 사용했다. ‘사카린’ ‘나의 노래’ 등 이들의 음악은 복고지향을 넘어 진지한 음악적 실험이 담긴 곡이다. 타이틀곡 ‘세 잎 클로버’도 밝고 경쾌한 곡이지만 마냥 가볍지만은 않다. 고경천은 이 곡을 자신의 외할머니를 생각하며 만들었다고 한다.
“1905년에 태어나셔서 20세기 한국의 모든 역사를 몸소 체험하신 분이죠. 하지만 지극히 평범한 분이셨죠. ‘세 잎 클로버’는 저의 외할머니처럼 한 번도 주목받지 못한 평범한 사람들의 얘기입니다.” (고경천)
음반 발매를 앞두고 멤버들은 “마치 시험이 끝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제 남은 것은 대중들이 매길 성적표. 그러나 이들은 초조함보다 후련함이 앞선다고 말했다.
김범석 기자 bsis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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