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와이드 허니문]하와이 마우이 섬

  • 입력 2005년 5월 5일 17시 01분


오아후섬의 폴리네시안 문화센터에서 가장 인기있는 볼거리인 카누페전트. 태평양의 일곱 섬나라 주민들이 제각각 독특한 춤을 선보이는 무대로 매일 오후 운하에 띄운 카누 위에서 펼쳐진다. 하와이=조성하 기자
오아후섬의 폴리네시안 문화센터에서 가장 인기있는 볼거리인 카누페전트. 태평양의 일곱 섬나라 주민들이 제각각 독특한 춤을 선보이는 무대로 매일 오후 운하에 띄운 카누 위에서 펼쳐진다. 하와이=조성하 기자
느릿하면서 감칠맛 나는 하와이안 기타의 선율, 그 감미로운 멜로디에 실린 아름다운 노래, ‘알로하오에’. 이 노래는 야자수 그늘 아래서 코발트빛 바다를 바라보는 여행자의 귓불을 간질이는 부드러운 무역풍을 빼어 닮았다.

하지만 이 노래는 사랑의 연가가 아니다. 이별의 노래다. 비련의 아픔을 이렇듯 감미롭게 노래하는 민족, 폴리네시안 말고 또 있을까 싶다. 바다만 바라보고 산 덕은 아닐지. 적도 위아래 지구를 뒤덮은 바다, 태평양. 폴리네시안은 그 너른 바다의 섬을 카누로 정복한 민족이다. 남위 46도의 아오테아로아(뉴질랜드의 폴리네시안 이름)부터 마르키즈 타히티 통가 사모아 피지 그리고 북위 22도의 하와이 제도까지. 이 일곱 섬의 주민들은 모두 폴리네시안이다.

오전 8시 반. 대한항공 비행기는 7시간 반의 밤샘 비행 끝에 오아후 섬의 호놀룰루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기온은 21도. 우리네 초여름 날씨다. ‘알로하’(하와이안의 인사말). 까무잡잡한 피부의 젊은 폴리네시안 여인이 레이(꽃목걸이)를 목에 걸어준다. 싱싱한 플루메리아 꽃을 실에 꿰어 만든 레이의 상큼한 향기. 밤샘 비행의 피로를 한순간에 날려 보낸다.

호놀룰루의 프리웨이로 들어서자 정면에 마천루가 밀집한 도심이 보인다. 와이키키 해변 부근이다. 짐을 푼 곳은 하얏트 리젠시 와이키키 호텔. 와이키키 해변의 도로 건너편으로 바다가 한눈에 들어온다. 객실마다 발코니가 있고 비치 체어도 있다.

○ 폴리네시안 춤에 정겨운 “알로하”

제주도보다 조금 작은 섬 오아후. 길이 단순해 렌터카로 일주 드라이브를 하기에 좋다. 도중에 들르는 하나우마 베이는 여행객에게는 ‘참새 방앗간’ 격의 스노클링 포인트. 산호 수중의 열대어를 볼 수 있다.

샌디비치와 코코 마리나에서는 온몸 파도 타기와 해양스포츠를 즐기고 ‘플루메리아 그로브’에서는 꽃숲길 산책을 즐긴다. 레이용 꽃이 만발한 나무가 숲을 이룬 곳이다. 마카푸 포인트와 와이마날로 비치의 풍경은 잊지 못할 비경이고 폴리네시안 문화센터는 빼놓을 수 없는 명소다. 폴리네시아 일곱 섬 주민의 문화를 보여주는 민속촌으로 운하에 띄운 카누 위에서 펼치는 춤 공연은 압권이다.

화산 분출로 생긴 하와이 제도. 섬이 132개나 되지만 유인도는 8개뿐이고 그중 관광할 수 있는 섬은 여섯 개(오아후 마우이 빅아일랜드 카우아이 등)다. 이 중 마우이로 향했다. 이 섬은 항공기로 40분 거리. 요즘 한국인들에게 골프와 허니문 명소로 떴다. 제주도보다 약간 큰 편으로 리조트와 골프장만 있을 뿐 도시가 형성되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섬이어서 제주도처럼 렌터카를 빌려 여행하기에 안성맞춤이다.

마우이의 카훌루이 공항. 알라모(Alamo) 렌터카에서 예약한 크라이슬러의 세브링 컨버터블(여닫이 지붕의 스포츠카)을 받았다. 계기판을 보니 주행거리 16km의 새 차다. 지붕을 연 채 바람을 가르며 마우이 해안도로를 달린다. 인공의 때가 거의 묻지 않은 천연의 섬을 컨버터블로 달리는 기분. 하루 100달러의 임차료가 아깝지 않다.

숙소는 섬 북서쪽 카아나팔리 해안의 하얏트 리젠시 마우이 리조트 앤드 스파. 골프장을 갖춘 해변의 리조트호텔로 1990년대에는 할리우드 스타들이 드나들던 명소다. 해변에 풀과 잔디밭 스파 헬스클럽이 있고 여기서 저녁마다 폴리네시안 야외 디너쇼가 펼쳐진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값진 이 호텔의 프리미엄은 앞섬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멋진 낙조. 선다우너(낙조감상객)에게 최고의 명소다.

○ 산과 바다가 펼치는 환상의 파노라마

이튿날 오전 3시. 별빛 그윽한 새벽길을 달려 마우이의 최고봉 할레아칼라 산 정상 분화구에 올랐다. 해발 3030m의 분화구는 구절양장의 꼬부랑 도로로 이어지는데 길이가 무려 45km나 된다. 오전 6시가 되자 산 중턱의 운해 위로 해가 솟았다. 백두산 천지 일출만큼이나 아름답다. 점점 밝아지면서 분화구 안이 들여다보였다. 9개의 기생화산이 포진한 분화구 내부. 외계의 혹성을 연상시킬 만큼 특이했다.

하와이가 아름다운 이유. 그것은 산과 바다의 절묘한 조화다. 그 바다는 한겨울이면 북태평양의 험프백 고래가 새끼를 낳고 돌보기 위해 찾아온다. 겨울에는 새끼고래를 데리고 수면 위로 모습을 드러내는 어미 고래의 모습을 해안도로 드라이브 중에도 볼 수 있다.

하와이=조성하 기자 summer@donga.com

○ 여행정보

오아후섬 와이키키해변 인근의 다이아몬드헤드(사화산) 분화구에서 내려다 보이는 다이아몬드헤드 등대. 해안도로 옆 절벽에 있다.

◇교통 △직항편=대한항공(주4회)뿐. △렌터카=알라모 한국사무소(www.alamo.co.kr) 080-728-2222. ◇입국비자=필요. ◇인터넷정보 △관광 ①하와이 주=www.goghawaii.or.kr(한글) www.gohawaii.com(영어) ②오아후=www.visit-oahu.com ③마우이=www.visitmaui.com △호텔(하얏트 리젠시 리조트 앤드 스파) ①마우이=www.maui.hyatt.com ②와이키키=www.hyattwaikiki.com ◇한국식당(한국인 운영) △마우이=ISANA(勇魚)가 유일하다. 현지전화 808-874-5700 △오아후 ①신라원=808-944-8700 ②야키니쿠 카멜리아=13달러로 갈비구이와 동치미국수까지 먹는 한식 고기뷔페. 808-944-0449 ③레인보 그릴(Rainbow Grill)=토산물 기념품 상점 겸함. 808-293-1693 ◇패키지상품=허니문이나 가족여행 등. 오아후, 마우이(각 2박)와 알라모 렌터카(마우이 섬)로 구성되는 5박6일 일정이 보편적. 가격은 169만∼237만 원. 문의 블루하와이(www.bluehawaii.co.kr) 02-319-0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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