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사고로 의식을 잃은 열두 살 소년 다함이가 저승사자의 실수로 사후세계인 ‘뢰제의 나라’로 보내져 겪는 모험을 다룬 이야기. 촘촘히 짜인 구성과 판타지 영화를 보는 듯한 이야기 전개가 돋보인다.
열흘 내로 ‘뢰제의 나라’를 탈출하지 못하면 이승세계로 돌아갈 수 없는 다함이는 ‘뢰제’의 아들인 천랑을 만난다. 이 이야기는 이승세계로 돌아가기 위한 다함이의 모험과 부하의 배신으로 죽은 자의 몸속에 갇혀있는 아버지의 영혼을 구하려는 천랑의 모험이 기둥을 이룬다.
모험담 곳곳에 가족 사랑을 잘 녹여냈다. 다함이는 ‘뢰제의 나라’를 떠나기 전 천랑에게서 선물을 받는다. 천랑은 어릴 때 아빠를 잃어 아빠에 대한 기억이 거의 없는 다함이를 위해 모든 기억을 되살려준다. 다함이가 태어났을 때 기뻐하던 아빠, 아팠을 때 밤새 돌봐주던 아빠, 야단친 뒤 꼭 안아주던 아빠…. 다함이가 아빠의 사랑을 깨닫는 대목들은 따뜻한 감동을 자아낸다. 제1회 윤석중 문학상 수상작.
강수진 기자 sj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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