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즈]韓재즈 1세대 15일 콘서트…최희준 보컬로 동참

  • 입력 2005년 5월 10일 19시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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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섬유센터에서 ‘재즈파크 콘서트’를 여는 재즈 1세대 ‘대부’들. 왼쪽부터 신관웅(피아노), 강대관(트럼펫), 이동기(클라리넷), 홍덕표(트롬본), 최세진(드럼) 씨. 김미옥 기자
15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섬유센터에서 ‘재즈파크 콘서트’를 여는 재즈 1세대 ‘대부’들. 왼쪽부터 신관웅(피아노), 강대관(트럼펫), 이동기(클라리넷), 홍덕표(트롬본), 최세진(드럼) 씨. 김미옥 기자
9일 늦은 저녁 홍익대 앞 재즈클럽 ‘문글로우’에 한국 재즈 1세대들이 모여 있었다. 그러나 자욱한 연기와 흐느적거리는 스탠더드 재즈곡 연주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이들은 자장면에 고량주를 시켜 먹고 있었다.

“자장면 한 젓가락에 고량주 한 잔이면 소위 ‘필’이 꽂히죠. 고상함과 품위도 좋지만 술에 술탄 듯, 물에 물탄 듯 부드럽게 자유를 연주하는 것이 재즈 아닐까요. 하하.”(이동기)

○ “마지막 열정 불태울래요”

홍덕표(77·트롬본) 최세진(75·드럼) 강대관(72·트럼펫) 이동기(68·클라리넷) 신관웅(59·피아노) 등 한국의 재즈 1세대라 불리는 재즈 아티스트들이 15일 오후 2시 서울 강남구 삼성동 섬유센터 이벤트홀에서 ‘재즈파크 콘서트’를 갖는다. 2003년 2월부터 한 달에 한 번씩 무료공연을 해온 이들은 올해부터 매년 대형 공연을 가질 계획이다. 이번 공연은 그 첫 번째 무대로 자칭 ‘재즈 마니아’라고 하는 가수 최희준이 보컬로 참여해 이들과 함께 무대에 오른다.

“함께 무대에는 여러 번 섰지만 정식 공연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대중가요인 제 노래를 재즈로 부르는 것은 대단히 영광스러운 일이죠. 선배님들에게 감사할 따름입니다.”(최희준)

“우리만큼 행복한 사람 있으면 나와보라고 해요. 각자 악기 하나씩 연주하며 건강하게 사는 것은 그 어떤 것과도 바꿀 수 없는 행복입니다. 그저 건강한 지금 마지막 열정을 불태운다는 심정으로 공연장에 오를 겁니다.”(강대관)

○ “연주하다 졸면 애드리브죠”

공연이 코앞에 다가왔는데도 연습은커녕 이들은 추억 얘기를 안주 삼아 술잔을 들이켠다.

“피아노 치다가 깜빡 졸아서 연주해야 하는 부분을 그냥 지나치곤 했죠. 그럴 땐 ‘애드리브’(즉흥연주)라고 둘러대요.”(신관웅)

1950년대 미 8군 공연 무대에서 만난 이들은 50년 넘게 각자의 영역에서 연주를 해왔다. 이들을 한 자리에 모은 것은 피아니스트 신관웅. 그는 이 모임에서 ‘신대장’이라 불린다.

약간의 술기운을 느낀 이들은 무대에 나가 자리를 잡았다. 그리고 악기 튜닝도 없이 곧바로 흑인 민요 ‘웬 더 세인츠 고 마칭인’을 연주했다. 이들에게 재즈는 ‘관성’과 같은 듯했다.

“50년 동안 늘 연습했는데 뭐 따로 있나. 그저 리허설 때 좀 일찍 와서 자리 잡고 있으면 돼요. 재즈는 명곡이 아닌 명연주로 승부하는 겁니다. 명연주가 뭐냐고? 눈 감으면 보이는 것. 바로 자유입니다.”(최세진)

김범석 기자 bsis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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