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대문구 창천동 의류 리폼 업체 ‘실과 바늘’의 윤희경(35) 씨는 처음에 난색을 표했다. 요즘 유행하는 청치마는 짧은 길이의 주름치마여서 50대인 김 씨의 시어머니에게는 어울리기 어렵다는 것이다.
“시어머님이 워낙 젊어 보이셔서 함께 다니면 자매로 보는 이들도 있어요.”
▽재료▽
청바지, 미싱, 곡자, 다리미, 초커, 실, 가위, 송곳, 핀
○ 청바지 해체 작업
김 씨는 집에 공업용 미싱을 들여 놓고 홈패션을 배웠을 정도로 살림살이에 관심이 많다. 시어머니가 원장인 보습학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기도 하는 그는 늘 시어머니와 붙어 지내는데도 갈등이 거의 없다. 지난해 겨울 첫 아기를 자연유산했을 때 곁에서 가장 위로해 준 이도 시어머니였다.
시어머니의 청바지를 청치마로 만들겠다는 며느리가 청바지를 꺼내 놓자 윤 씨는 청바지 지퍼 끝부위로부터 5cm 내려온 곳을 가위로 자르게 했다. 치마 엉덩이 부분이 되는 곳이다. 바지든 치마든 허리와 엉덩이까지의 라인은 같다. 곡자를 사용하면 몸 굴곡을 따라 재단하기 편리하다.
‘쓱싹쓱싹’. 청바지가 청치마로 변신하기 위해 해체되는 1단계 작업은 가위가 청바지 위에서 스케이트를 타듯 시원하고 경쾌했다.
○ 청치마 주름 만들기
청바지를 뜯어내 그대로 붙여 만드는 타이트 스커트는 지루한 인상을 주기 쉽다. 주름 청치마는 입는 여성을 한결 발랄하고 젊게 보이게 한다.
청바지 다리 통 부분을 반듯하게 네모난 모양으로 잘라 치마 주름이 될 천을 여러 장 만든다. 청바지 시접 부위는 송곳을 사용해 뜯어내며, 두꺼운 밑단은 잘라내 버린다.
주름은 6.5cm 폭으로, 주름이 접히는 부분은 5cm 폭으로 초커로 표시한다. 주름 폭이 지나치게 좁으면 뚱뚱해 보일 수 있으므로 주의한다.
손으로 접은 주름 모양을 다리미로 한 번 다려 주면 미싱으로 박음질할 때 편리하다. 세탁 후에도 주름이 풀리지 않도록 치마 안쪽에서 0.2mm 폭으로 다시 한번 박음질해 준다. 미싱으로 주름을 박음질할 때 초보자는 핀으로 잡아두면 한결 수월하다.
○ 청치마 완성하기
처음 잘라냈던 청바지 윗부분과 미싱 작업으로 완성한 치마 주름 부분을 맞붙여 박음질한다.
입었을 때 무릎 정도 길이가 되도록 가위로 치마 길이를 다시 한 번 조정한다. 요즘 가정용 미싱에도 오버로크 기능이 있어 실밥이 풀리지 않도록 쉽게 청치마 밑단을 처리할 수 있다.
김 씨는 흐뭇한 표정으로 완성된 청치마를 꼭 껴안았다.
“어머님, 사랑해요.”
청바지에서 청치마로 변신한 새 디자인을 보고 있자니, 이 치마 밑단에 귀여운 흰색 레이스를 다시 달아 젊은 며느리가 입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의류 리폼의 매력 중 하나는 옷을 입는 사람들이 시간과 추억을 공유할 수 있다는 것 아닐까.
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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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 같은 며느리 될게요”▼
참 좋으신 어머님께~♡
여름이 성큼 다가와 봄이 너무 빨리 지나가 버린 것 같아요.
희찬 씨와 결혼한 지도 벌써 2년이 흘렀네요.
스무 살에 희찬 씨를 만나 아무 것도 모르는 저를 늘 딸처럼 아껴 주시고 챙겨 주시는 어머님의 은혜에 감사드려요.
어머님과 함께하는 시간이 길어서인지 어머님을 점점 닮아가는 것 같아요.
사람들이 어머님과 저를 보면서 시어머니와 며느리의 관계보다 엄마와 딸같다고 하니까요.
앞으로도 어머님께 많이 배우며 지내고 싶어요.
희찬 씨도 새 직장에서 열심히 일하는 모습을 보니 고마워요.
아버님께서 어머님께 항상 말씀하시는 “참 좋은 당신”이라는 행복한 소리를 저도 들을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하며 살게요.
어머님, 건강하세요. 사랑해요.
작은 며느리 겸 막내딸 은경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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