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獨에 칸트 있다면 佛엔 푸코 있다

  • 입력 2005년 5월 12일 18시 23분



실존주의, 구조주의, 탈구조주의, 포스트모더니즘 등 20세기를 대표하는 사상 조류의 발원지였던 프랑스 철학이 본격적으로 한국에 닻을 내린다.

서울대 김상환, 한국학중앙연구원 김형효, 서강대 서동욱, 경희대 최화 교수 등 프랑스 철학 전공자 30여 명은 14일 오후 2시 경희대 대회의실에서 한국프랑스철학회(회장 남기명 경희대 명예교수) 창립총회 및 제1차 학술발표회를 갖는다.

프랑스 철학은 데카르트 이래 서구 근대철학의 시발점으로 꼽혀왔지만 국내에서는 학회 하나도 꾸려지지 못했다. 이는 독일철학이 칸트학회, 헤겔학회, 현상학회, 해석학회 등 세분화한 학회를 지녔고, 영미철학이 일찍 분석철학회를 창립했던 것과 대조된다.

김상환 교수는 “한국이 본디 독일 철학의 전통이 강한데다 프랑스 철학이 언어학, 기호학, 문학비평 등 다른 인문학과 인접성이 강하다보니 문학과 언어학 전공자를 통해 소개돼 왔다”며 “1980년대 중반이후 푸코, 들뢰즈, 데리다 등에 대한 대중의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프랑스 본토에서 유학한 전공자들이 계속 불어나고 있다”고 그 배경을 설명했다.

이런 특성을 반영하듯 프랑스철학회에는 사회학 박사 출신의 이진경 산업대 교수나 조광제 철학아카데미 원장, 미국에서 공부한 윤평중 한신대 철학과 교수, 김성도 고려대 언어학과 교수 등 다양한 인사들이 참여했다.

연구이사를 맡은 서동욱 교수는 “프랑스 철학에 대한 깊이 있는 연구 성과를 소개하기 위해 1년에 4차례 학회를 개최하고, ‘현대프랑스철학사’를 공동집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권재현 기자 confett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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