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와이드 허니문]호주 멜버른

  • 입력 2005년 5월 19일 15시 49분


멜버른에서 대륙남단을 지나 345km나 이어지는 멋진 해안도로 ‘그레이트 오션 로드’의 하이라이트인 12사도 바위 주변 풍경. 허니문 자동차여행 코스로 그만이다.사진 제공 빅토리아 주정부 관광청
멜버른에서 대륙남단을 지나 345km나 이어지는 멋진 해안도로 ‘그레이트 오션 로드’의 하이라이트인 12사도 바위 주변 풍경. 허니문 자동차여행 코스로 그만이다.사진 제공 빅토리아 주정부 관광청
가로등이 밝히는 거리를 구식 전차가 지나는 밤풍경이 인상적인 곳. 햇볕 쏟아지는 강둑 계단에 기대어 책을 읽는 여유가 일상처럼 펼쳐지는 곳. 전차와 마차가 지나는 거리에서 서두르는 이를 볼 수 없는 곳. 차를 타기보다 걷고 싶고 무엇을 하기보다 생각없이 앉아 쉬고 싶은 곳. 탄산음료보다 티(tea)가 어울리고 청바지에 티셔츠보다 면바지에 니트가 자연스러운 곳. 도시는 유럽을 닮았지만 도시 밖은 신대륙의 경이로움으로 가득 찬 곳. 그래서 한번 가면 다시 찾게 되는 매력 만점의 도시.

호주의 멜버른이다. 오세아니아 대륙 동남쪽 빅토리아 주의 주도(인구 340만 명)로 연방 수도가 캔버라로 옮기기 전의 옛 수도다. 이 대륙의 대도시 시드니 브리즈번 멜버른 등은 그레이트 디바이딩 산맥의 동쪽 가장자리인 해안(강의 하구)에 있다.

이 세 도시를 비교하면 이렇다. 오페라하우스로 상징되는 시드니(뉴사우스웨일스 주)는 천혜의 미항에 자리 잡은 ‘해양성 도시’, 아열대 기후의 브리즈번(퀸즐랜드 주)은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대보초)와 레인포리스트(열대우림)로 상징되는 ‘트로피컬(열대)의 수도’. 그렇다면 멜버른은? 문화와 예술의 수도이자 축제의 도시라고 부를 만하다.

멜버른의 문화예술적 배경은 그 역사에서 찾을 수 있다. 시드니가 영국 죄수들에 의해 건설된 데 비해 멜버른은 19세기 중반 골드러시 때 들어온 이민자들에 의해 발전된 도시다. 그 현장은 시내에서 찾을 수 있다.


레인포리스트(열대우림)로 뒤덮인 댄드넝 산을 구식 협궤철도로 오르내리는 ‘퍼핑빌리’ 증기기관차. 반나절 여행코스다.

론스데일과 러셀 가(街) 사이의 그리스 거리, 라이곤과 칼톤 가 사이의 이탈리아 거리, 브런즈윅 가와 시드니로드 사이의 중동거리, 리틀버크와 러셀 가 사이의 차이나타운 등. 그 거리의 다양한 음식과 구어메(gourmet) 레스토랑은 코스모폴리탄을 연상시키는 멜버른의 상징이다.

○ 축제와 예술의 수도… 호주 속의 작은 유럽

멜버른은 ‘대양주의 런던’이라고 불린다. 그 이유를 알려면 도심을 흐르는 야라 강변의 사우드뱅크에 가야 한다. 그 안의 문화예술 콤플렉스를 보자. 뮤지컬 오페라 연극 콘서트 등 다양한 문화예술 공연과 전시가 연중 쉼 없이 펼쳐진다. 인구 대비 예술가 비율이 미국의 뉴욕과 샌프란시스코를 넘어선다고 한다.

멜버른은 테니스의 도시로도 불린다. 매년 1월 ‘테니스의 그랜드슬램’ 중 하나인 호주오픈이 열리기 때문. 이 밖에 포뮬러원(F1)그랑프리 자동차경주, 호주 최대의 경마대회인 멜버른컵도 열린다.

여행객에게 가장 매력적인 곳은 걷기에 좋은 도시다. 멜버른 도심은 십자형으로 설계돼 길 잃을 염려가 없다. 게다가 도심순회 전차(시티 서클 트램)는 공짜다. 전차는 10분 간격으로 운행되는데 도심을 한 바퀴 도는 데 30분이 걸린다. 빅토리아풍의 시청 건물과 고딕 양식의 생폴 성당(성공회)은 멜버른의 랜드마크다. 그런 도심 가로를 구식 전차와 마차가 지나는 풍경은 멜버른의 유럽 분위기를 더욱 돋보이게 한다.

플린더스 스트리트 기차역은 멜버른 시민들의 주요한 약속장소이고 그 앞을 지나 도심을 통과하는 야라 강의 강둑 사우드뱅크 주변(페더레이션 스퀘어 포함)은 이 도시의 명소다. 수변휴게공간으로 개발된 이곳에는 카페 레스토랑 갤러리 상점들이 즐비하다. 사우드뱅크 선착장에는 유람선도 선다. 유람선을 타면 다운타운과 하구의 항구를 둘러볼 수 있다.

멜버른에 가면 뮤지컬이나 댄스(발레 현대무용)공연을 하나쯤 보기를 권한다. 빅토리안 아트센터, 멜버른 콘서트홀, 프린스 시어터 등에서 연중 펼쳐진다.

○ 345km ‘더 그레이트 오션로드’ 해안 비경 가득

멜버른을 벗어나면 자연의 경이로움이 숨쉬는 신대륙을 만난다. 그중 걸작은 ‘더 그레이트 오션로드’. 멜버른 남쪽의 해안도시 절롱부터 해안을 따라 남행하다가 대륙의 거의 최남단인 케이프 오트웨이를 지나 서쪽의 포트 페어리까지 이어지는 345km의 해안도로다. 드라이브 도중 만나는 주변 풍치는 입을 다물지 못할 만큼 아름답다. 곳곳에 숨겨진 산과 바다의 비경을 찾아다니려면 2박3일은 걸린다.

이 외에도 여행할 곳이 많다. 필립 섬은 연중 자연 상태로 서식하는 물개와 펭귄, 코알라를 볼 수 있는 곳이고 6∼9월 그레이트 오션 로드에서는 남극해에서 북상해 새끼를 낳고 기르는 고래를 볼 수 있다. ‘퍼핑빌리’라는 구식 증기기관차(협궤 29km)를 타고 열대우림으로 뒤덮인 댄드넝 산을 오르내릴 수도 있다.

이 같은 낭만적 분위기에 힘입어 멜버른은 최근 허니문 여행지로 새롭게 떠오르고 있다.

멜버른=조성하 기자 summer@donga.com


○ 여행정보

◇항공=직항편이 없어 시드니, 브리즈번에서 갈아탄다. ◇홈페이지 △빅토리아 주 ①일반=www.visitvictoria.com ②그레이트 오션 로드=www.greatoceanroad.org ③퍼핑빌리=www.puffingbilly.com.au ④필립 섬=www.penguins.org.au △멜버른 ①일반=www.melbourne.vic.gov.au www.citysearch.com.au www.thisweekinaustralia.com ②빅토리안 아트센터=www.theartscentre.net.au ③페더레이션 스퀘어=www.federationsquare.com.au ◇관광청 △호주=www.eaustralia.or.kr △빅토리아 주(www.visitmelbourne.com/kr) 02-752-4138

○ 허니문 패키지

◇가야여행사(www.kayatour.co.kr)=시드니와 멜버른, 그레이트 오션 로드를 두루 섭렵하는 5박6일 패키지. 토, 일, 월요일 출발, 169만(캐세이퍼시픽항공)∼199만9000원(대한항공). 시드니 하루 관광이 포함된다. 캐세이퍼시픽항공 이용 시 홍콩에서 1박 혹은 당일 투어도 가능. 02-536-4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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