탤런트 엄태웅(31)의 요즘 심경이다. 그는 KBS2 드라마 ‘해신’ 후속으로 다음달 1일부터 방영되는 ‘부활’(수목 오후 9시55분)에서 처음으로 주연을 맡았다.
엄태웅은 ‘부활’에서 1인 2역으로 어릴 적 헤어진 쌍둥이 형제인 강력계 형사 서하은과 재벌 2세 유신혁 역을 연기하게 된다.
그는 “밝고 다혈질이며 강직한 형사와 외롭고 냉정한 재벌 2세 등 상반된 캐릭터를 동시에 연기하게 돼 부담스럽다”며 “‘범죄의 재구성’ 같이 1인 2역이 나오는 영화를 보며 연구했지만 결국 내 느낌, 내 설정대로 연기해야 자연스럽게 두 역할을 소화할 것 같다“고 말했다.
서하은은 아버지 죽음의 석연치 않은 구석을 추적하다가 자신에게 쌍둥이 동생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두 사람은 감격적인 해후를 하지만 아버지 죽음의 비밀을 숨기려는 세력이 유신혁을 서하은으로 착각하고 죽인다. 이후 서하은은 유신혁으로 행동하며 동생의 복수를 위해 동분서주한다.
1998년 영화 ‘기막힌 사내들’의 단역으로 데뷔한 엄태웅은 가수 겸 탤런트 엄정화의 동생이라는 점 외에는 한동안 내세울 만한 활동을 하지 못했다. 그는 영화 ‘실미도’(2003)와 ‘공공의 적 2’(2004)에 잇따라 등장하며 남성미 넘치는 카리스마를 선보였고 3월초 끝난 KBS2 드라마 ‘쾌걸 춘향’에서 로맨틱한 악역의 변학도를 맡은 뒤 스타덤에 올랐다. ‘쾌걸춘향’이 끝난 뒤 그는 식당 목욕탕 등에서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자신을 알아보는 사람들 때문에 인기를 실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출자인 박찬홍 PD는 ‘유신혁 역은 네가 평소 연기하던 대로 하면 된다. 하지만 신혁 속에 하은의 모습을 언뜻언뜻 보이게 하는 것이 포인트’라고 말하더군요. 변학도가 처음부터 완벽하게 성격이 규정된 캐릭터였다면 신혁으로 살아가는 하은은 새롭게 만들어가는 캐릭터여서 힘들기도 하고 매력적이에요.”
그는 자신만의 강점으로 ‘나이에 비해 연기경력이 길지 않아 마스크가 신선하게 느껴진다’는 점을 꼽았다.
그는 술 담배도 끊고 드라마에 몰두하고 있다. 첫 주연인 만큼 이번 드라마의 성공이 그의 연기 인생을 좌우하게 될지 모른다.
“맞아요. 하지만 이 드라마에 제 모든 것을 건다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최선은 다하겠지만 일희일비 하지 않고 긴 호흡을 가지려고 해요. 정말 좋은 연기자가 되려면 갈 길이 멀잖아요.”
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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