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씨는 지난 20여 년 동안 산업화와 도시화, 세계화라는 거친 풍랑을 겪으며 급격한 변화를 겪어 온 우리 농촌을 주제로 한국적 삶의 원형을 탐구해 왔다. 그는 한국 현대미술이 외면해 온 농촌 현실을 꾸준히 그려 오면서 그것을 예술의 영역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다각도로 노력해 왔다.
경기 과천시 현대미술관 본관 제2전시실에서 열리고 있는 이번 전시에는 작가가 처음 농민을 그린 1984년 작품부터 최근작까지 대표작 70여 점이 전시된다.
그의 작품을 시기와 주제에 맞춰 ‘1984∼1990년: 고향땅 오지리’, ‘1991∼1994년: 고개 숙인 농민의 분노’, ‘1995∼2000년: 희망의 씨앗을 뿌리며’, ‘2001∼2005년: 우리 땅 우리 겨레’ 등으로 나눠 전시한다. 그가 그린 일간지 연재소설의 삽화와 각종 사진, 편지, 도록 등 관련 자료도 함께 선보인다.
작가가 즐겨 캔버스로 사용해 온 정부미 자루는 농민들의 땀과 농업의 역사가 배어 있는 재료인 동시에 농촌 경제문제를 상징적으로 나타내는 효과적인 매체로 작용하고 있다.
작가의 고향 주민들을 모델로 제작한 대표작 ‘오지리’ 연작은 절망적인 농촌현실 속에서도 항상 미래의 희망을 놓지 않는 작가의 현실참여의식을 엿보게 해준다. 7월 14일까지. 02-2188-6000
허문명 기자 angelhu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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