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독일에서 초연돼 유럽 연극계를 뒤흔든 연출가 토마스 오스터마이어판의 ‘인형의 집-노라’가 다음 달 서울에서 공연된다. 독일 초연 당시 주인공 ‘노라’ 역을 열연했던 안네 티스머가 이번 내한 공연에도 출연한다.
올해 37세인 독일 연출가 오스터마이어 씨는 지난해 세계 최대 연극제인 아비뇽 페스티벌의 객원 감독을 맡으면서 유럽 연극계의 스타로 떠올랐다.
근대극의 효시이자 여성 해방 운동의 불씨를 당긴 노르웨이 작가 헨리크 입센의 ‘인형의 집’은 자신이 남편에게 인형과도 같은 존재에 불과했음을 깨달은 주인공 ‘노라’가 자아에 눈을 뜨고 집을 뛰쳐나가는 것으로 끝을 맺는 고전.
초연(1879년) 당시 사회적으로 큰 반향을 불러일으킨 이후 수많은 버전으로 공연돼 왔지만 오스터마이어 씨의 ‘인형의 집-노라’는 가장 충격적인 결말을 지닌 것으로 평가받는다.
19세기의 노라가 남편의 품에서 벗어나는 새로운 여성상을 제시했다면 오스터마이어 씨의 해석에서 노라는 피해자인 동시에 가해자가 된다.
중산층 주부의 ‘가출’이 더 이상 사회에 충격이 되지 않는 21세기. 오스터마이어 씨가 만들어 낸 ‘가장 충격적인 결말’이란 과연 무엇일까? 답은 6월 8∼10일 LG아트센터에서 찾을 수 있다. 오후 8시. 3만∼7만 원. 02-2005-0114
강수진 기자 sj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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