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일렉트로닉 음악이나 라운지 계열의 장르는 재기발랄한 이미지만 부각되는 것 같았어요. 하지만 그런 발랄함 속에 인간의 감성을 건드릴 수 있는 부분이 있다고 봅니다. 그래서 ‘감성 라운지’라고 말하는 거죠.”(이준오)
2집 음반 ‘스카이랩’의 재킷에는 1960년대 프랑스 거리를 배경으로 흰 우주복을 입고 노트북을 든 한 남자가 서 있다.
“최첨단의 노트북을 들고 있는 그 남자는 60년대 사람들과 소통을 할 수 없어 비애를 느낍니다. 저희 음악도 ‘소외’에 대한 인간의 비애를 감성적으로 표현했죠.”(이준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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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스커’의 말대로 이들의 음악은 통통 튀는 발랄한 라운지 음악으로 시작하지만 마지막 트랙까지 다 들으면 눈물이 핑 도는 ‘신파극’이다. 특히 이번 음반에 보컬로 참여한 여성 가수 융진(24)의 목소리는 ‘감성 자극’의 진원이다.
“다소 몽환적으로 불렀어요. 슬프지 않게, 그렇다고 너무 발랄하지도 않게…. ‘인간적’인 느낌이 나도록 불렀다고나 할까요.”(융진)
이들의 2집 ‘스카이랩’은 타이틀 곡 ‘고양이와 나’를 비롯해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 ‘1963년/1982년의 이파네마에서 온 소녀’에서 착안한 곡 ‘7월의 이파네마 소녀’ 등 전체적으로 일렉트로닉 보사노바와 경쾌한 라운지 음악이 주류를 이룬다. 또 ‘디스코이드’는 이번 음반에서 가장 대중적인 21세기형 디스코 곡. 그런가 하면 ‘탱고 토이’는 구슬픈 탱고 음악을 전자적으로 희화화한 곡으로 ‘캐스커’의 실험성을 엿볼 수 있다.
“한 장르에 국한되지 않은 ‘캐스커’만의 음악을 하려고 합니다. ‘전자음악’이라는 커다란 전차를 타면서 보사노바, 탱고, 월드뮤직 등의 정류장을 지나고 있는 셈이죠. 종착역이요? 환갑 전까지는 없을 겁니다.”(이준오)
김범석 기자
bsis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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