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와 함께 하는 DIY]치과의사 박지운 씨의‘가방 만들기’

  • 입력 2005년 5월 27일 04시 11분


박지운 씨(왼쪽)가 이지은 씨의 도움을 받아 산뜻한 색상의 나들이용 사각 토트백을 만들었다. 강병기 기자
박지운 씨(왼쪽)가 이지은 씨의 도움을 받아 산뜻한 색상의 나들이용 사각 토트백을 만들었다. 강병기 기자
서울대 치과병원의 치과의사 박지운(27) 씨가 가방 만들기에 나섰다. 바느질은 수술할 때 빼고는 해본 적이 거의 없는 그이지만, 인턴의사인 남자친구의 생일을 맞아 직접 만든 나들이 가방을 들고 함께 야외에 놀러 나가고 싶다고 했다.

‘나만의 명품백 DIY’의 저자 이지은(47) 씨의 도움으로 3시간의 작업 끝에 가방이 완성됐다. 박 씨는 “둘 다 주말도 없이 일하는 처지이지만 시간을 내 어디든 꼭 다녀와야겠다”며 기뻐했다. 박 씨가 만든 가방은 초여름의 푸른 숲을 떠올리게 하는 녹색 톤의 커다란 사각 토트백. 꽃무늬 프린트의 가방에 초록색 끈을 달고 발랄한 체크무늬로 바닥을 마감했다.

○ 튼튼한 소파용 천에 접착심 덧대 단단하게

가방을 만드는 과정은 크게 △도안을 잡고 △천을 잘라내 △겉감과 안감을 각각 바느질하고 △가방끈과 단추를 다는 과정으로 나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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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가방 사이즈를 결정한다. 초보자는 실물 사이즈대로 종이를 오려 보면 가방 크기를 정확하게 가늠할 수 있다. 사이즈를 결정하면 종이에 대충 도안을 그려 본다. 도안이 미리 나와 있는 책을 사 참고하면 편하다.

가방 겉감 원단으로는 소파커버나 커튼, 쿠션커버에 쓰는 인테리어 패브릭이 좋다. 박 씨의 경우 소파용 천을 사용했다. 안감은 꼭 대지 않아도 되지만 가방을 더 튼튼하게 하고 바느질 선을 감추기 위해서는 대는 편이 좋다. 안감은 주로 광목을 쓴다.

초크를 사용해 천 뒷면에 도안을 그린다. 천을 손으로 당겨 봐서 늘어나지 않는 방향이 세로가 되도록 그린다. 그래야 물건을 담았을 때 천이 늘어지지 않는다. 자는 투명하고 눈금이 그려져 있는 게 편하다.

도안대로 천을 자른 다음에는 접착심을 붙인다. 접착심은 천에 덧대 더 튼튼하게 하는 일종의 보조천이다. 두꺼운 것일수록 가방의 질감이 딱딱해진다. 만져 봐서 도돌도돌한 부분을 겉감 쪽에 대고 물을 뿌려가면서 다림질한다. 다리미 온도는 중온(110∼150도)으로 한다. 이렇게 하면 천에 자연스레 접착심이 붙는다. 도안보다 약간 큰 모양으로 잘라 붙인 다음에 모서리를 가위로 잘라 정리하면 편하다.

○ 박음질만 할 줄 알면 거뜬

천이 다 준비되면 바느질로 연결해 붙인다. 가방에 가방끈을 붙인 뒤 가방 앞면과 바닥면, 뒷면을 연결해 박고 옆선을 박아 주는 과정이다. 박음질만 할 줄 알면 된다. 가정용 재봉틀이 있으면 한결 손쉽다. 요즘엔 원하는 바느질 모양을 터치스크린으로 눌러 선택하면 알아서 박아 주고 실까지 정리해 주는 ‘똑똑한’ 재봉틀이 많다.

가방끈은 어깨에 걸쳤을 때 편안한 길이가 48cm. 시장에 나가 보면 가죽이나 면 등으로 된 다양한 종류의 끈을 판다. 이 씨는 평범한 면끈에 포인트를 주기 위해 흰 실로 굵은 스티치를 넣자고 제안했다. 박 씨가 십자수실로 한땀 한땀 뜨는데 웬걸, 보기엔 쉬워 보이는데 삐뚤삐뚤 간격도 길이도 제대로 맞지 않는다. “원래 손으로 하는 건 그런 게 매력이에요. 재봉틀로 박은 것처럼 하면 직접 만드는 재미가 어디 있나요.” 이 씨가 용기를 준다.

겉감을 다 만들면 뒤에는 안단을 붙일 차례. 접착심을 붙인 안단을 가방 위쪽에 바느질해 달고 가운데에 똑딱단추를 바느질해 달아 준다. 단추 한 쪽을 붙인 뒤에 반대쪽 천을 단추에 대고 눌러 자국을 남긴 다음 자국에 맞춰 나머지 한 쪽을 붙여 주면 양쪽이 어긋나지 않는다.

가방에 물건을 넣었을 때 편하려면 가방에 바닥을 만들어 주면 좋다. 가방 아래 양쪽 모서리를 접어 올린 뒤 끝부분을 살짝 바느질해 고정시키면 가방 바닥이 만들어진다.

가방 안쪽 부분에 붙일 안감을 만들 때는 옆선에 10cm 정도 길이의 구멍을 만들어 두는 게 중요하다. 안감을 겉감에 붙인 뒤 뒤집어야 하기 때문. 안감은 평범한 흰색으로 해도 좋고, 컬러풀한 색상을 선택하면 색다르다. 겉감과 안감을 바깥 부분끼리 대고 바느질해 붙인 뒤 창구멍을 통해 뒤집고, 구멍을 바느질해 주면 가방이 완성된다.

가방 공방은 아직 많지 않다. 이 씨는 공방을 통해 재료도 팔고, 교육도 하고 있다. 홈페이지 www.ruahand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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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민영 기자 havefun@donga.com

◇독자 DIY 제작과정은 인터넷 동아닷컴(www.donga.com/life/weekend)에서 동영상으로도 볼 수 있습니다. 다음 ‘독자 DIY’에서는 비즈 공예를 소개합니다. 구슬과 금속 장식을 이용해 나만의 액세서리를 만들어 보고 싶은 분은 위크엔드(weekend@donga.com)로 참가를 원하는 사연과 연락처를 보내 주시기 바랍니다. 참가비는 무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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