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명품백 DIY’의 저자 이지은(47) 씨의 도움으로 3시간의 작업 끝에 가방이 완성됐다. 박 씨는 “둘 다 주말도 없이 일하는 처지이지만 시간을 내 어디든 꼭 다녀와야겠다”며 기뻐했다. 박 씨가 만든 가방은 초여름의 푸른 숲을 떠올리게 하는 녹색 톤의 커다란 사각 토트백. 꽃무늬 프린트의 가방에 초록색 끈을 달고 발랄한 체크무늬로 바닥을 마감했다.
○ 튼튼한 소파용 천에 접착심 덧대 단단하게
가방을 만드는 과정은 크게 △도안을 잡고 △천을 잘라내 △겉감과 안감을 각각 바느질하고 △가방끈과 단추를 다는 과정으로 나뉜다.
먼저 가방 사이즈를 결정한다. 초보자는 실물 사이즈대로 종이를 오려 보면 가방 크기를 정확하게 가늠할 수 있다. 사이즈를 결정하면 종이에 대충 도안을 그려 본다. 도안이 미리 나와 있는 책을 사 참고하면 편하다.
가방 겉감 원단으로는 소파커버나 커튼, 쿠션커버에 쓰는 인테리어 패브릭이 좋다. 박 씨의 경우 소파용 천을 사용했다. 안감은 꼭 대지 않아도 되지만 가방을 더 튼튼하게 하고 바느질 선을 감추기 위해서는 대는 편이 좋다. 안감은 주로 광목을 쓴다.
초크를 사용해 천 뒷면에 도안을 그린다. 천을 손으로 당겨 봐서 늘어나지 않는 방향이 세로가 되도록 그린다. 그래야 물건을 담았을 때 천이 늘어지지 않는다. 자는 투명하고 눈금이 그려져 있는 게 편하다.
도안대로 천을 자른 다음에는 접착심을 붙인다. 접착심은 천에 덧대 더 튼튼하게 하는 일종의 보조천이다. 두꺼운 것일수록 가방의 질감이 딱딱해진다. 만져 봐서 도돌도돌한 부분을 겉감 쪽에 대고 물을 뿌려가면서 다림질한다. 다리미 온도는 중온(110∼150도)으로 한다. 이렇게 하면 천에 자연스레 접착심이 붙는다. 도안보다 약간 큰 모양으로 잘라 붙인 다음에 모서리를 가위로 잘라 정리하면 편하다.
○ 박음질만 할 줄 알면 거뜬
천이 다 준비되면 바느질로 연결해 붙인다. 가방에 가방끈을 붙인 뒤 가방 앞면과 바닥면, 뒷면을 연결해 박고 옆선을 박아 주는 과정이다. 박음질만 할 줄 알면 된다. 가정용 재봉틀이 있으면 한결 손쉽다. 요즘엔 원하는 바느질 모양을 터치스크린으로 눌러 선택하면 알아서 박아 주고 실까지 정리해 주는 ‘똑똑한’ 재봉틀이 많다.
가방끈은 어깨에 걸쳤을 때 편안한 길이가 48cm. 시장에 나가 보면 가죽이나 면 등으로 된 다양한 종류의 끈을 판다. 이 씨는 평범한 면끈에 포인트를 주기 위해 흰 실로 굵은 스티치를 넣자고 제안했다. 박 씨가 십자수실로 한땀 한땀 뜨는데 웬걸, 보기엔 쉬워 보이는데 삐뚤삐뚤 간격도 길이도 제대로 맞지 않는다. “원래 손으로 하는 건 그런 게 매력이에요. 재봉틀로 박은 것처럼 하면 직접 만드는 재미가 어디 있나요.” 이 씨가 용기를 준다.
겉감을 다 만들면 뒤에는 안단을 붙일 차례. 접착심을 붙인 안단을 가방 위쪽에 바느질해 달고 가운데에 똑딱단추를 바느질해 달아 준다. 단추 한 쪽을 붙인 뒤에 반대쪽 천을 단추에 대고 눌러 자국을 남긴 다음 자국에 맞춰 나머지 한 쪽을 붙여 주면 양쪽이 어긋나지 않는다.
가방에 물건을 넣었을 때 편하려면 가방에 바닥을 만들어 주면 좋다. 가방 아래 양쪽 모서리를 접어 올린 뒤 끝부분을 살짝 바느질해 고정시키면 가방 바닥이 만들어진다.
가방 안쪽 부분에 붙일 안감을 만들 때는 옆선에 10cm 정도 길이의 구멍을 만들어 두는 게 중요하다. 안감을 겉감에 붙인 뒤 뒤집어야 하기 때문. 안감은 평범한 흰색으로 해도 좋고, 컬러풀한 색상을 선택하면 색다르다. 겉감과 안감을 바깥 부분끼리 대고 바느질해 붙인 뒤 창구멍을 통해 뒤집고, 구멍을 바느질해 주면 가방이 완성된다.
가방 공방은 아직 많지 않다. 이 씨는 공방을 통해 재료도 팔고, 교육도 하고 있다. 홈페이지 www.ruahands.com
곽민영 기자 havefun@donga.com
◇독자 DIY 제작과정은 인터넷 동아닷컴(www.donga.com/life/weekend)에서 동영상으로도 볼 수 있습니다. 다음 ‘독자 DIY’에서는 비즈 공예를 소개합니다. 구슬과 금속 장식을 이용해 나만의 액세서리를 만들어 보고 싶은 분은 위크엔드(weekend@donga.com)로 참가를 원하는 사연과 연락처를 보내 주시기 바랍니다. 참가비는 무료입니다.
구독
구독
구독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