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3사의 주요 시간대 평일 및 주말 스포츠 뉴스 진행을 여자 아나운서가 맡아 활약하고 있다. 김병찬 신영일 등 젊은 남자 아나운서의 톡톡 튀는 진행이 인기를 끌었던 한 시대가 가고 신세대 여성 아나운서 시대가 도래한 것.
MBC 이정민 아나운서는 입사 2개월 만인 2003년 5월 주말 ‘뉴스데스크’ 직후 방영되는 ‘MBC 스포츠뉴스’의 진행을 맡아 지금까지 계속하고 있다. SBS 박은경 아나운서는 4월 하순 단행된 봄 개편 이후 ‘8뉴스’ 직후의 ‘오늘의 스포츠’ 진행을 맡고 있다.
KBS 역시 2003년 입사한 이승연 아나운서가 5월 3일부터 주말 ‘KBS스포츠 9’를 진행하기 시작했다. 이 아나운서는 입사 직후 오전 8시 ‘뉴스광장’의 스포츠 뉴스 진행을 1년간 맡기도 했다.
여성 아나운서의 ‘스포츠계’ 진출은 뉴스 진행뿐 아니라 경기의 중계방송 진행으로 이어지고 있다.
SBS의 경우 유영미 아나운서가 체조와 피겨스케이팅을, 최영주 아나운서는 골프, 이현경 아나운서는 볼링 경기 중계를 맡고 있다. 골프 중계 진행자 선정을 위한 사내 오디션에는 4명의 여성 아나운서가 몰려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MBC도 강영은 아나운서가 체조 수영 등을, 김수정 아나운서가 골프를 맡고 있다.
1년 반 정도 복싱을 배운 적이 있다는 이승연 아나운서는 “남자 아나운서들이 맡고 있는 축구 야구 복싱 등에도 진출할 생각이 있다”고 말했다.
여성 아나운서가 스포츠 분야에 관심을 갖는 것은 ‘전문 분야 찾기’의 일환이다.
박은경 아나운서는 “오락이나 메인 뉴스 앵커는 아무래도 수명이 짧지만 스포츠는 한번 전문가가 되면 장수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스포츠 중계에는 전문지식은 물론 순발력과 끈기가 필요해 녹록지 않은 분야라고 여성 아나운서들은 입을 모은다. 유영미 아나운서는 “경기가 진행되는 1∼2시간을 정해진 대본 없이 말해야 하기 때문에 많은 경험과 지식을 쌓아두지 않으면 쉽게 적응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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