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dy다이어리]일곱째주,47숫자가 가져온 행복

  • 입력 2005년 6월 3일 05시 28분


물 속에서 수중용 덤벨을 들고 양팔로 물길을 헤치는 김선미 기자. 강병기 기자
물 속에서 수중용 덤벨을 들고 양팔로 물길을 헤치는 김선미 기자. 강병기 기자
이번 주 몸무게는 47.9kg. 지난 주보다 900g 줄었다. 체지방률도 18.7%에서 18.2%로 떨어졌다.

운동을 지도하는 한동길 트레이너는 체지방률이 계속 떨어지면 좋지 않을 것 같다며 앞으로 하루에 두 스푼씩 올리브유를 먹도록 권했다. 여성의 경우 체지방이 적으면 보디 곡선이 만들어지지 않고 매력 없는 막대기 체형이 된다.

나는 47kg대에 진입한 스스로에 대한 ‘작은 보상’으로 허리 사이즈 26인치 청바지를 새로 샀다. 허벅지와 엉덩이에 착 달라붙는 느낌이 괜찮다. 살이 불었을 때는 27인치를 입고도 아랫배에 잔뜩 힘을 줘야 했다.

옷을 새로 산 김에 옷장을 뒤져 나 홀로 패션쇼를 한바탕 연출해 봤다. 운동을 처음 시작한 7주 전과 비교해 허리 9cm, 엉덩이 5.4cm, 허벅지가 1.5cm가 줄어든 것이 스커트를 입어보니 확연히 확인된다. 뿌듯! 그러나 팔은 1.7cm밖에 줄지 않았으며, 키워야 할 가슴은 3.4cm나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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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그럴까 트레이너에게 물어보니, 웨이트트레이닝 자세에 문제가 있었다. 엉덩이 근육을 움직여야 하는 운동에 허벅지 근육을 쓰고, 가슴 근육을 움직여야 하는 운동에 팔 근육을 사용하는 실수를 자주 한다. 트레이너가 혼자서 웨이트트레이닝을 하지 말라는 이유이기도 했다. 내 몸의 근육에 집중하는 일이 이렇게 어렵다니.

하지만 보디 셰이핑을 장기 플랜으로 삼고 나니, 마음이 한결 너그러워졌다. 먹는 음식과 운동량에 따라 풍선처럼 부피가 달라지는 내 몸의 주인은 바로 나 자신이라는 걸 깨달았다. 나의 정신은 몸과 친구가 되기로 했다.

이번 주 친구들을 집으로 초대했을 때는 중국집에서 배달해 온 탕수육과 군만두를 먹었고, 취재하면서 프랑스와 타이 음식도 먹었다. 대신 조금씩 천천히 먹었다. 몸에 흡수된 음식물은 곧바로 축적되는 것이 아니라 다음날 체지방으로 전환되기 때문에 평소보다 많이 먹었다 싶으면 다음날 운동량을 늘렸다.

지금까지 1시간씩 트레드 밀 위에서 빠르게 걷던 나는 이번 주부터 트레드 밀 운동 시간을 줄이고, 스테퍼 운동을 20분 정도 한다. 스테퍼 운동은 엉덩이를 탄탄하게 올려준다. 단 30분 이상 하면 종아리가 굵어질 수 있으므로 주의한다.

이번 주 사흘은 홀로 유산소운동만 했고, 이틀은 트레이너와 함께 웨이트트레이닝을 했다. 트레이너는 각종 기계운동을 쉬지 않고 40여 분 하는 ‘서킷 프로그램’을 지도했다. 근육 힘줄이 끊겨버릴 것만 같은 고통을 호소하면 트레이너는 말한다.

“20대 때 20분 운동하면 얻을 수 있는 효과를 30대는 30분, 40대는 40분 운동해야 얻습니다. 30대에 몸매를 잘 관리해야 40대가 수월해집니다.”

그중 하루는 내가 운동하는 JW메리어트호텔 ‘마르퀴스 더말 스파 피트니스’의 아쿠아 짐에서 아쿠아로빅도 했다. 물속에서 팔을 위아래로 흔들며 스테퍼를 밟으면 물의 저항력 때문에 상하반신 모두 운동 효과가 커진다. 체중이 많이 나가거나, 관절이 약한 사람에게 특히 추천할 만한 운동이다. 만약 수영장에 다니는 독자라면, 물속에서 양팔을 좌우로 뻗어 물을 모아가며 큰 원을 그려보라. 수중용 덤벨을 들면 더욱 효과적이다. 생각보다 꽤 힘들고, 팔이 날씬해진다.

나는 트레드 밀 위에서 가벼운 내용의 책을 읽는다. 팔을 씩씩하게 흔들지 않아 운동 효과가 다소 떨어지겠지만 운동하며 덤으로 얻는 독서의 즐거움이 쏠쏠하다. 다만 눈에는 좋지 않아 안과 의사로부터 지적받을 일이겠다.

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

◇보디 셰이핑 운동 장면은 동아닷컴(www.donga.com)에서 동영상으로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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