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뿌리읽기]<209>目(눈 목)

  • 입력 2005년 6월 3일 07시 46분


目은 눈동자가 또렷하게 그려진 눈의 모습인데, 소전에 들면서 자형이 세로로 변하고 눈동자도 가로 획으로 바뀌었다.

먼저, 目이 눈을 직접 가리키는 경우인데, 冒(무릅쓸 모)는 눈 위로 모자를 덮어쓴(F·모) 모습에서 ‘모자’와 ‘덮다’의 뜻을 그렸고, 冒가 冒險(모험)에서처럼·위험(險)을 덮어버리다(冒), 즉 ‘무릅쓰다’는 뜻으로 자주 쓰이자 다시 巾(수건 건)을 더한 帽(모자 모)로 분화했다.

또 盲(소경 맹)은 눈(目)을 못 쓰거나 없어(亡·망) 보지 못하는 사람을, 묘(애꾸눈 묘)는 눈(目)이 하나 적은(少·소) 것을 말한다. 나아가 眉(눈썹 미)는 눈(目)과 위에 있는 눈썹을 그렸고, 盼(눈 예쁠 반)은 눈(目)의 검은자위와 흰자위가 분명하여(分·분) ‘예쁜’ 모습을 그렸다.

그런가 하면, 고(소경 고)를 구성하는 鼓(북 고)는 음악을, 目은 소경을 상징한다. 그래서 고는 음악을 연주하는 눈먼 사람을 말하는데, 옛날 고史(고사)라는 관직이 있었다. 고는 시를 외우거나 간언을 주로 했고 史는 천문을 살폈다. 고가 그런 역할을 했던 것은 눈이 먼 대신 청각이 대단히 발달하여 남다른 음악성을 가졌고, 또 눈이 멀어 사물을 볼 수 없었기에 도리어 아무런 욕심이 없어 대단히 객관적이고 균형 잡힌 사고를 가질 수 있었기 때문이다.

둘째, 눈은 面(낯 면)이 얼굴이 눈(目)을 하나 그렸듯이 얼굴의 상징이므로 ‘얼굴’이나 ‘머리’를 뜻하기도 하는데, 盾(방패 순)은 방패로 눈 즉 ‘얼굴’을 가린 모습을, 縣(매달 현)은 눈이 달린 ‘머리’를 끈으로 매단(系·계) 모습을 그렸다.

셋째, 눈의 가장 중요한 기능인 ‘보기’에 관한 글자들로, 看(볼 간)은 손(手·수)으로 눈(目) 위를 가리고 보는 것을, 見(볼 견)은 사람(인·인)에 눈을 크게 그려 넣어 ‘보는’ 동작을, 相(서로 상)은 눈(目)으로 나무(木·목)를 상세히 살핌을, 또 直(곧을 직)은 눈(目)의 시선이 ‘곧게’ 나가는 모습을, 省(살필 성·덜 생)은 눈의 시선을 좌우로 돌려 두리번거리며 ‘살핌’을 말한다.

하영삼 경성대 교수 ysha@k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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