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적인 발굴 작업 결과 폼페이 사람들의 생활상이 마치 누군가가 비디오카메라로 촬영해 놓은 듯 속속들이 밝혀지고 있다.
▽폼페이 음식문화 재현=폼페이 유적에서 이달 26일까지 폼페이 음식문화에 대한 연구 성과를 일반 관람객들과 공유하는 이색적인 행사가 열리고 있다.
폼페이 중앙 광장 주변의 선술집과 식당, 포도주 저장고, 빵 공장 유적들에서 당시의 주방 기구와 술통 등을 만날 수 있다. 일부 유적에서는 딸기시럽 만드는 법 등 폼페이 사람들의 로마 음식 요리법도 안내해 준다. 당시 음식 맛보기 코너도 있다.
연구 결과 폼페이 사람들은 포도주를 특히 좋아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당시 포도주 가운데 최고급 포도주는 많이 마셔도 숙취가 거의 없을 정도로 품질이 좋았던 것으로 추정된다. 당시 사람들은 스페인 등지에서 수입한 다랑어, 고등어로 소스를 만들기도 했다.
계급에 따른 음식 차이도 분명했다. 노예들은 빵, 마른 과일, 질 낮은 치즈, 와인을 많이 먹었다. 반면 상류층은 와인이나 치즈 외에 제비혀 요리, 앵무새 고기 요리와 같은 특별한 음식을 먹었다.
이번 행사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곳은 선술집. 대부분 L자 모양의 판매대가 있고, 벽에는 그림이 그려져 있다. 술통도 남아 있다. 당시 사람들은 이곳에서 주사위 놀이도 즐겼던 것으로 보인다. ▽유적 발굴 과정=화산 폭발 당시 폼페이는 로마제국의 영토였고 휴양지와 환락가로 유명했다. 79년 화산이 폭발하자 도시 전체가 사라져 버렸고 미처 피하지 못한 2000여 명이 그 자리에서 숨졌다. 그 후 폼페이는 인류의 기억에서 사라져 버렸다.
본격적인 발굴은 1860년 이탈리아 고고학자 주세페 피오렐리에 의해 시작됐다. 그는 화산재 속에 묻힌 육신이 모두 썩어 없어져 생긴 빈 공간에 마치 주물을 하듯 액체 석고를 집어넣었다. 굳어진 석고는 죽은 사람들의 모습을 일그러진 얼굴 표정까지 생생하게 재현해냈다.
이광표 기자 kp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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