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寒流? 일본-중국 대만서 한류 역풍

  • 입력 2005년 6월 4일 03시 02분


《일본 중국 대만 등에서 ‘한류(韓流)’가 역풍을 맞고 있다. 한국 대중문화의 성공적인 해외시장 진출이라고 들떠 있는 사이에 이들 나라에서 반(反)한류 정서가 나타나는 데다 한류를 겨냥한 각종 규제까지 검토되고 있다. 문화관광부는 최근 발표한 ‘한류 지속·확산 방안’ 보고서에서 “현재 한류가 쌍방적인 문화 교류보다는 일방적인 문화 전파 경향을 보이고 있어 중국과 대만을 중심으로 정부와 여론 주도층의 비판과 반발을 사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은 주요 방송 시간대에는 외국 드라마를 방영하지 못하도록 규제하고 있어 한국 드라마가 황금시간대에 방영되지 못하고 있다.

대만의 방송국 ‘비디오랜드’의 경우 한국 드라마 방영시간이 2004년 356시간으로 전년도 811시간의 절반 이하로 줄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최근 발표한 ‘한류 지속과 기업의 활용방안’ 보고서에서 “대만은 한국 드라마 유입 급증 및 높은 가격에 반발해 다음 달부터 20%의 수입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홍콩의 경우 한류 주력 상품인 영화, 방송, 음반의 지난해 수출 실적이 한류 열풍이 뜨거웠던 2002년에 비해 15.3%나 줄었다.

가장 한류 열풍이 뜨겁게 불었던 일본에서도 최근 ‘한류 스타’ 흠집내기가 잇따르고 “한류(韓流)가 곧 한류(寒流)가 될 것”이라는 부정적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일본 주간지 슈칸신초(週刊新潮)는 3월 31일자에서 “지금도 한국 드라마를 내보내고 있는 TV가 많으나 모두 시청률은 10%를 크게 밑돌며 한류 열기는 완전히 사라졌다”고 보도했다.

일본에서 영화 등 영상물 수입업체 NBS를 운영하는 김용희(50) 씨는 본보와의 전화통화에서 “일본에서 한국 드라마는 시청률이 3∼5% 선에 그쳐 황금시간대에서 밀려나고 있다”며 “드라마 위주의 한류 열풍으로는 올해를 넘기기 힘들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삼성경제연구소 고정민 수석연구원은 “반한류 움직임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댄스음악과 TV 드라마 등 대중문화 장르에 국한된 한류를 뛰어넘어 한 단계 ‘업그레이드’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문화부는 한류 역풍 극복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국무총리를 위원장으로 하는 ‘한(韓) 브랜드전략 추진위원회’를 구성해 한국어 한복 한식 한옥 한지 한국학 등 의식주와 정신을 포괄하는 6개 핵심 분야를 브랜드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강수진 기자 sjkang@donga.com

이승재 기자 sjd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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