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형적인 공주 이야기에 넌더리를 내는, 딸을 씩씩하게 키우고 싶은 부모가 딸에게 골라 줄 법한 책. ‘부모가 아이를 고를 수 있다면’이라는 재미있는 설정이 돋보였던 그림책 ‘좋은 꼬맹이 고르기’의 저자이기도 한 배빗 콜은 이 책에서도 특유의 기발한 발상으로 웃음을 자아낸다.
주인공 ‘내 멋대로 공주’는 기존 동화 속에 나오는 공주들과는 영 딴판이다. 기존 동화 속의 공주는 왕자님이 나타나 ‘구해 줘야 할 대상’으로 그려졌지만 ‘내 멋대로 공주’는 왕자 따윈 거들떠보지도 않는다. 평생 혼자 사는 것이 공주의 꿈.
하지만 아무리 ‘내 멋대로 공주’라도 엄마 아빠 말은 듣는다.(어린이 책이니까)
남편감을 찾으라는 부모의 성화에 공주는 아주 어려운 시험을 내건다.
허둥지둥 왕자, 엉거주춤 왕자, 와덜덜덜 왕자, 어질띵띵 왕자…. 아무도 시험을 통과하지 못한다. 그러나 마지막에 등장한 뺀질이 왕자는 모든 관문을 통과한다. 과연 ‘내 멋대로 공주’ 마저도 다른 공주들처럼 ‘그래서 두 사람은 결혼해 오래오래 행복하게 잘 살았습니다’고 끝을 맺게 될까?
‘개구리 왕자’를 살짝 비튼 듯한 결말에 부모들은 고개를 갸우뚱할지 몰라도, 아이들은 우스꽝스러운 왕자의 모습에 까르르 웃지 않을까.
강수진 기자 sj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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