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전상서’가 닮고 싶은 모범적인 가족 이야기였다면 ‘슬픔이여 안녕’은 오히려 ‘현실적’인 가족 이야기다. 오랜 세월 불화로 인해 서로 상처를 안고 살아가던 형제들이 아버지가 남긴 가업을 일으키기 위해 뭉치면서 상대를 이해하고 화해에 이르게 되는 과정을 그렸다.
7일 서울 중구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이 드라마 제작발표회에서 쾌활하고 소신 있는 노처녀 커리어우먼 박여진 역을 맡은 탤런트 오연수(34)를 만났다. 전작 ‘두 번째 프러포즈’를 마친 지 5개월 만이다.
“‘두 번째 프러포즈’를 촬영할 때는 제가 드라마를 이끌어 가야 한다는 생각이 컸어요. 하지만 이번 드라마는 워낙 연기를 잘하시는 분들이 많아 묻어갈 생각입니다.”(웃음)
그녀는 상대역인 이종원 등 베테랑 연기자들이 다수 포진한 ‘슬픔이여 안녕’의 출연진이 든든하다는 표정이다.
그녀가 맡은 여진은 친구이자 헤어진 옛 애인인 성민(이종원)에게 과감하게 먼저 프러포즈하는 적극적인 여자. 오연수는 “‘여진은 ‘두 번째 프러포즈’의 장미영과는 전혀 다르다”며 “외모, 성격 등 나에게 딱 맞는 배역이라고 생각해 고민 없이 드라마 출연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여진과 성민은 과거 집안의 반대로 결혼에 이르지 못한 연인 사이. 성민은 다른 여자와 결혼해 살다가 여진을 잊지 못해 아내와 이혼한 후 옛 사랑을 찾지만 경제적으로 파산선고까지 받아 낙담한 상태.
“저는 여진처럼 헤어진 연인과 친구처럼 지낼 수도, 더구나 찾을 수도 없을 것 같아요. 하지만 과거의 남자가 아닌 여자 친구 같은 남자 친구가 한 명쯤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합니다.”
오연수는 앞으로도 1년에 한 편씩은 꼭 드라마에 출연하겠다고 다짐했다.
“오래 쉬다가 나오면 시청자들이 ‘오연수도 많이 늙었구나’라며 놀랄 수 있잖아요. 하지만 매년 나오면 시청자들도 제가 나이 먹는 걸 잘 못 알아차리실 거고, 또 연기자로서 변해가는 모습도 보여줄 수 있고요.”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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