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국내 가요 음반시장은 지난해에 이어 극심한 불황이었다. 지난해 상반기 판매 1위였던 서태지의 7집 음반이 47만 장 팔렸던 것에 비해 올 상반기 음반판매 1위인 ‘SG 워너비’의 2집 음반 판매량은 38만 장에 그쳤다.
불황 속에서 뚜렷이 인기를 얻은 장르는 발라드. 테이의 ‘사랑은… 하나다’, 윤도현의 ‘사랑했나봐’ 등이 상반기에 큰 인기를 끌었다.
국내에서의 침체와 달리 밖으로는 보아 세븐에 이어 류시원 박용하가 ‘한류(韓流)스타’ 대열에 합류해 이웃나라 일본의 대중음악계를 뒤흔들었다.
2005년 상반기 대중음악계를 관통한 키워드는 무엇일까? 8∼14일 동아닷컴 누리꾼(네티즌)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와 전문가 분석을 바탕으로 분석했다.
○ ‘SG워너비-버즈-테이’로 이어지는 발라드 열풍
‘SG 워너비’의 2집 ‘살다가’는 상반기 38만 장의 음반 판매를 기록했고 ‘죄와 벌’ ‘살다가’ ‘광’ 등 삽입곡 세 곡이 히트했다. 데뷔 2년 만에 가요 순위 1위를 차지한 것. 이들의 인기 비결은 ‘한국적 발라드’를 한다는 것. 대중음악 평론가 임진모 씨는 “‘SG 워너비’의 음악에는 한국인들이 좋아할 만한 동양적 멜로디가 담겼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어쩌면’으로 데뷔한 5인조 록 그룹 ‘버즈’도 올해 발라드 색채를 담은 ‘겁쟁이’로 정상에 올랐다. ‘꽃미남밴드’라는 별명답게 강렬하고 거친 이미지 대신 섬세한 록 발라드로 여성 팬들을 사로잡았다.
‘사랑은… 하나다’와 ‘그리움을 사랑한 가시나무’로 인기를 얻은 테이는 12만 장의 음반 판매를 기록했다.
이 밖에도 솔로 음반 ‘사랑했나봐’를 낸 윤도현, 그룹 ‘신화’의 신혜성, 2년 만에 6집 음반을 발표한 조성모 등의 발라드가 상반기 국내 가요계를 이끌어갔다.
○ 장윤정, 신세대 트로트의 등장
2월 26일 MBC ‘음악캠프’에서는 트로트 가수 장윤정(사진)의 ‘어머나’가 1위를 차지했다. 1993년 김수희의 ‘애모’ 이후 12년 만에 트로트곡의 1위 고지 탈환이었다.
‘신세대 트로트 가수’라는 꼬리표를 달고 2005년 상반기 대중음악계를 종횡무진한 장윤정은 5월 2집 ‘짠짜라’를 발매하고 인기를 이어갔다.
이 외에도 1997년 댄스곡 ‘대리만족’으로 데뷔했던 쌍둥이 여성듀엣 ‘뚜띠’는 지난해 트로트 음악으로 변신해 ‘짝짝짝’이란 트로트 곡을 발표해 올 상반기 인기를 얻었다.
○ 드라마의 등을 탄 한류 가수 인기 계속
올해 2월 발매된 보아의 베스트 앨범 ‘베스트 오브 솔’은 일본에서 100만 장 넘게 팔리며 일본 오리콘 앨범 차트 1위를 기록했다. 이어 새 싱글 ‘두 더 모션’도 일본 데뷔 이래 처음으로 오리콘 싱글 차트 1위를 차지했다. 세븐 역시 두 번째 싱글 ‘스타일’로 톱 10 대열에 들며 한류 열풍을 이어갔다.
특히 올해의 경우 탤런트 출신 가수들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탤런트 류시원은 TV드라마 ‘아름다운 날들’의 일본 방영에 힘입어 데뷔 싱글 ‘사쿠라’를 발표했고 외국인으로서는 처음으로 발매 첫 주 오리콘 싱글 차트 2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일본에서 음반 ‘기별’을 낸 박용하 역시 1월 7일부터 일본 내 9개 도시에서 순회콘서트를 열었다.
해외 음악의 경우 50센트를 위시한 힙합 음악이 미국 빌보드 차트를 석권했으나 동아닷컴 설문조사에서는 ‘올 상반기 최고의 해외 음반’에서 일본 여가수 나카시마 미카의 ‘뮤직’이 1위를 차지했다.
김범석 기자 bsis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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