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노조는 15일 ‘경영진 퇴진과 경영 정상화를 위한 노사 동수의 특위 구성’을 주요 내용으로 한 결의문을 사측에 전달했다.
노조는 다음 주 초까지 사측의 반응이 없을 경우 강도 높은 경영진 퇴진 운동을 벌일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노조는 14일 전체 214명의 대의원 가운데 71%인 153명이 참가한 가운데 임시대의원회의를 열고 ‘경영진 퇴진’ 요구 등을 담은 결의문을 투표에 부쳐 찬성 100표, 반대 53표로 채택했다.
노조는 이 결의문에서 △KBS 위기를 불러온 무능 경영에 대해 경영진이 책임을 지고 사퇴해야 하며 △이를 전제로 노조도 고통 분담에 동참하고 △공영성 확보와 경영정상화를 위한 노사 동수의 특위 구성 등을 요구했다.
일부 대의원은 “경영진이 사퇴한다고 KBS 위기가 극복되지 않기 때문에 노사 관계를 복원하는 특위를 먼저 구성해 대안을 찾자”고 주장했지만 ‘선(先) 경영진 책임, 후(後) 고통분담’이라는 주장에 밀렸다.
노조 관계자는 “정연주 사장이 1일 발표한 경영혁신안에서 경영진의 책임 대신 직원 임금 삭감과 수신료 문제 등만을 얘기해 직원들과 대의원들의 반감을 샀다”며 “중간광고 허용 등 KBS의 공영성과 배치되는 발언을 한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노조는 3월 말 사측의 노조회의 도청사건 때 정 사장 사퇴를 주장했다가 PD협회, 기자협회 등 사내 직능단체의 역공을 받아 별 소득 없이 물러선 전례 때문에 신중한 입장이다.
노조 관계자는 “지난번엔 중앙집행위원회에서 사장 퇴진을 결정했지만 이번엔 대표성을 확실히 갖고 있는 대의원대회에서 결정한 만큼 다른 직능단체들도 동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정 사장은 14일 오전 “경영진은 20% 임금 삭감을 포함한 그 어떤 것도 감내할 준비가 돼 있고 자리에 연연하지도 않을 것”이라며 “그러나 무조건 자리를 떠나기보다는 오히려 굳건한 의지를 가지고 구조혁신의 방향을 제시하고 실천하는 게 진정 책임을 지는 자세일 것”이라며 ‘노사 대토론회’를 제안했다.
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