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特中特’ 하루 병실료 170만원…세브란스병원 50평 VIP병실

  • 입력 2005년 6월 18일 03시 07분



지난달 29일 오전 1시 반 서울 서대문구 세브란스병원 20층 6호. 환자가 갑자기 복통을 호소하자 보호자는 즉시 벽면의 비상벨을 눌렀다. 여느 때 같으면 젊은 당직의가 졸린 눈을 비비며 들어올 상황. 그러나 병실로 달려와 환자 상태를 체크한 사람은 50대 주치의였다.

5월 4일 문을 연 세브란스 새 병원에는 2곳의 ‘특VIP실’이 있다.

이들 병실의 하루 사용료는 무려 170만 원. 6인실 이용료(보험 적용 9500원)의 179배에 이른다. 1주일 입원할 경우 병실 사용료만 1000만 원이 드는 셈이다.

‘특VIP’인 만큼 병실 전담 간호사와 24시간 상시대기 전공의는 기본이다. 다른 병실보다 연차가 높은 4년차 전공의가 배치된다.

수준도 웬만한 특급호텔에 뒤지지 않는다. 방 3개에 거실 1개. 환자 침실과 칸막이벽으로 나눠진 보호자 침실이 따로 있다. 침실과 거실에는 대형 플라스마 디스플레이 패널(PDP) TV가 설치됐다. 다른 하나의 방은 8명 정도가 넉넉히 둘러앉을 수 있는 회의실. 회의용 스크린 등 전산시스템이 갖춰져 있다.

박창일(朴昌一) 세브란스병원장은 “글로벌 마케팅의 일환으로 중국과 동남아시아 최고경영자(CEO)를 타깃으로 마련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지금까지 이 병실을 이용한 5명의 환자는 모두 한국인. 병원 관계자는 “대부분 60대 사업가들”이라고 귀띔한다.

이 병실이 생기기 전에는 서울대병원 본관 122병동의 25평 병실이 국내에서 가장 비쌌다. 입원료는 하루에 90만 원. 삼성서울병원과(21평)과 서울아산병원(18평)의 VIP용 특실 입원료는 각각 70만 원과 61만 원.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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