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에서 살고 있는 작가 김지원(62) 씨의 장편소설. 눈에 보이는 것만이 사실이 아니며, 어떤 이에 대해 존재감을 느끼면 만나게 되고, 확신을 가지면 현실이 된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소설 속의 김영희는 시어머니 될 사람의 반대로 결혼을 못하고 밀월여행을 떠나지만 여로에서 애인에게 버림 받는다. 그녀는 결국 민박집에 주저앉는데 주인아주머니에게서 사랑의 실체를 보게 된다. 아주머니는 오갈 데 없는 파키스탄 부자(父子)를 받아들여 호적상의 남편과 아들로 신분 보장을 해준다.
이 작품이 주는 물의 이미지에 주목한 평론가 문혜원 씨는 이렇게 썼다. “물은 생각이 피어나는 곳이고, 모든 환상이 집중되는 장소다. 영희는 빗속에서 물소리를 듣고 물과 하나가 되어 몸으로 그 리듬을 감지하고 있다. 그것이 노래가 되고, 그 노래는 아름다운 장미꽃으로 피어난다. 이 대목에서 환상은 응집되어 가장 아름다운 순간을 만들어낸다.”
권기태 기자 kk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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