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리에 꼬리를 무는 독서]가족 설득시키면 고객 만족시킨다

  • 입력 2005년 6월 18일 07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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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고 외치던 전직 대기업 총수의 귀국길이 많은 걸 생각하게 만든다. 한 가지 일이라도 제대로 올바르게 하는 게 중요하다는 교훈을 우리에게 준 반면교사라고 할까. 기업을 제대로 올바르게 경영한다는 것의 의미를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일러주는 책으로 ‘윤리경영이 온다’(동아일보사·2004년 발간)가 있다.

윤리경영이란 경영자가 도덕적으로 올바르게 처신해야 한다는 차원이 아니다. 윤리경영은 이윤 극대화에도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존슨앤드존슨사는 ‘레드 페이스 테스트(Red Face Test)’를 구체적인 지침으로 삼아 윤리경영을 실천한다. 자신이 내린 결정이나 행동을 자기 가족에게 얼굴 붉히지 않고 설명할 수 있을 만큼 윤리적이었는지 자문하라는 지침이다. 내 가족을 설득할 수 있을 정도라면 모든 고객을 만족시킬 수 있고, 결과적으로 매출이 증가한다.

‘존경받는 기업의 8가지 조건’이라는 인상적인 부제목의 책 ‘영혼이 있는 기업’(데이비드 뱃스톤 지음·거름·2003년)이 말하는 8가지 조건은 이렇다. 기업의 생존과 활력을 보장하는 책임 경영, 투명한 재무 구조를 기반으로 한 신뢰 경영, 공동체의 일원으로서의 소속감 확립, 고객 만족을 추구하는 소비자 존중 경영, 조직 구성원들이 주인의식을 갖는 참여 경영, 친환경 경영, 이해 관계자와의 공정하고 균형감 있는 관계, 제3세계 노동자와 시민권을 보호하는 인권 경영.

존경받는 기업의 최고경영자 혹은 사주라면 존경받는 부자가 될 자격이 있다. 부자가 천국에 가는 건 낙타가 바늘구멍으로 들어가기보다 어렵다고 하지만 ‘존경받는 부자들’(이미숙 지음·김영사·2004년)에 나오는 미국 부자들은 기부와 자선을 통해 낙타가 들어갈 만한 큰 바늘구멍을 만들었다. 빈민 구호, 공교육과 문화예술 부문에 대한 기부, 빈곤 국가 지원, 인권 보호 사업 지원 등 다양하게 펼쳐지는 미국 부자들의 통 큰 기부문화가 깊은 여운을 남긴다.

윤리경영을 통해 영혼이 있는 기업을 일구어 큰 이윤을 창출하고, 그 이윤을 자선과 기부를 통해 나눔으로써 많은 사람에게 존경받는 부자가 되는 것. 또 그런 부자가 나올 수 있는 제반 환경이 성숙되는 것. 자본주의 앞에 ‘천민’이라는 수식어가 더 이상 붙지 않는 날을 꿈꾸어 본다.

표정훈 출판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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