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EBS 창사 5주년 특집 ‘아이들이 사는 성’

  • 입력 2005년 6월 21일 03시 14분


EBS의 3부작 어린이 성교육 프로그램 ‘아이들이 사는 성’의 제2부 ‘답게? 답게!’ 편의 주인공인 왕자와 공주. 어린이들에게 친근한 애니메이션을 통해 여자다운 것과 남자다운 것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한다. 사진 제공 EBS
EBS의 3부작 어린이 성교육 프로그램 ‘아이들이 사는 성’의 제2부 ‘답게? 답게!’ 편의 주인공인 왕자와 공주. 어린이들에게 친근한 애니메이션을 통해 여자다운 것과 남자다운 것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한다. 사진 제공 EBS
#장면1: ‘나’는 가족사진을 보다가 내가 있는 사진과 없는 사진을 발견했다. 문득 ‘나는 어디서 어떻게 왔을까’라는 생각이 들어 놀이터로 나가 친구들에게 물어봤다. 그러나 “정자한테 날개가 달려서 난자한테 가는 거야”, “난자가 밧줄을 던져 정자를 끌어당기는 건 아닐까” 등의 추측만 있을 뿐이다. 결국 ‘나’는 엄마 아빠에게 물어보기로 하고 집으로 갔다. 엄마는 “여자와 남자가 서로 가까이 있어야 하고 함께 누워야 네가 만들어지는 거야”라고 말했다. (제1부 ‘나’)

#장면2: 나리에게 어느 날부터 비밀이 생겼다. 한 아저씨가 나리에게 “비밀을 누설하면 경찰이 와서 나리를 잡아가고 엄마 아빠도 더 이상 나리를 좋아하지 않을 거야”라고 말했다. 어느 날 미술시간에 나리는 자기도 모르게 험악한 아저씨의 얼굴을 그리고는 울부짖으며 운동장으로 도망친다. 선생님은 나리의 이야기를 듣고 “그건 네 잘못이 아니에요. 경찰 아저씨도 잡아가지 않고 부모님도 나리를 여전히 사랑해 주실 거예요”라고 말했다. (제3부 ‘네 잘못이 아니야’)

아이들은 너무 궁금하지만 엄마 아빠에게 물어도 잘 대답해 주지 않고 쉽게 가르쳐주지 않는 ‘성(性)’.

EBS가 공사 창립 5주년을 맞아 마련한 특집 성교육 프로그램 ‘아이들이 사는 성’(22∼24일 오후 5시 35분)은 딱딱한 강의 형식의 성교육에서 탈피, 애니메이션을 통해 ‘성담론’을 쉽고 재미있게 풀어나간다. 제작기간 1년 5개월에 제작비는 6억여 원.

남한길 PD는 “생물 교과서적인 학습방법에서 벗어나 성에 대한 올바른 가치관까지 쉽고 재미있게 전달해 줄 목적으로 프로그램을 제작했다”고 밝혔다.

총 3부작으로 제작된 이 프로그램은 3가지 주제를 각기 다른 애니메이션 형태로 나타냈다. 1부 ‘나’ 편(22일)에서는 ‘나’라는 주인공을 통해 남녀 신체는 각각 어떻게 다르며 아이는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등을 3D 애니메이션을 통해 알려준다. 특히 ‘3D 정자’가 등장, 여행을 통해 ‘난자’와 결합하는 모습을 입체적으로 나타냈다.

중세시대를 배경으로 한 2부 ‘답게? 답게!’(23일)는 전투보다 요리에 관심이 많은 왕자와 여자답지 못하다는 꾸중을 들어온 공주의 이야기를 통해 남녀의 성역할을 다시 생각해 보는 에피소드를 담았다.

캐나다 작가 질 티보 씨의 소설 ‘더 이상 웃지 않는 작은 소녀’를 원작으로 한 3부 ‘네 잘못이 아니야’(24일) 편은 아동 성폭력의 문제를 다룬다. 특히 검은 머리의 여주인공 ‘나리’를 등장시켜 성폭력 문제가 남의 일이 아닌 아이들의 삶을 위협하는 심각한 문제임을 부모와 함께 생각해 볼 수 있도록 했다.

김범석 기자 bsis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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