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륵사지 석탑은 1915년경 서쪽면 전체와 남쪽 북쪽면 일부가 무너져 내렸고 당시 일제가 추가 붕괴를 막기 위해 시멘트를 덧씌웠었다. 원래는 9층이었을 것으로 추정되지만 무너진 후엔 6층까지만 남았다.
올해 말에 해체작업이 완료되면 이제 본격 복원을 시작해야 한다. 6층까지만 해도 무려 2800여 개의 석재로 이뤄진 이 석탑을 어떻게 정교하게 재결합할지 문화재 전문가들에겐 큰 숙제가 아닐 수 없다.
국립문화재연구소가 이를 위해 17일 개최한 심포지엄에서 배병선 문화재연구소 건조물연구실장은 △시멘트를 제거하고 해체 직전의 6층 상태로 복원하는 방안(1안) △1안을 따르되 가능한 일부분을 추가 복원하는 방안(2안) △백제시대 건립 당시의 상태인 9층까지 모두 복원하는 방안(3안) 등을 제시했다.
1안은 일부 기울어진 부분을 바로 잡아야 한다. 시멘트를 걷어낼 경우, 남는 탑 부분만으로는 제대로 서 있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일부 보강 장치를 추가해야 한다.
2안은 1안을 기본으로 하되 1∼3층의 옥개석 등 복원 가능한 일부분을 새로운 부재로 추가 복원하는 내용을 포함한다.
이날 세미나에 참석한 문화재 및 건축 전문가들은 대부분 2안을 지지했다. 3안에 대해선 모두 반대했다. 김성우(건축학) 연세대 교수는 “현실적으로 2안을 넘어서는 대안을 찾기 어렵다”면서 “탑의 옛 부재들은 최대한 많이 사용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러나 앞으로 풀어야할 과제는 많다. 가장 중요한 점은 시멘트를 제거할 경우 발생할 탑의 불안정 문제. 네 면 가운데 한 면만 남게 되기 때문이다. 한 전문가는 “그 자리에 철제 빔 등을 세워 탑을 지지해 줄 수도 있다”고 말했지만 탑의 경관을 해칠 수 있다. 이 점이 앞으로의 복원 논의에서 주요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광표 기자 kp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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