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문부성, 왜곡교과서 채택 前에도 시판 허용

  • 입력 2005년 6월 23일 03시 02분


일본 문부과학성이 8월 말로 예정된 중학교 교과서의 채택을 앞두고 일반 서점의 교과서 사전판매를 용인키로 했다.

문부과학성은 4년 전에는 극우단체인 ‘새로운 역사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새역모)’이 후소샤(扶桑社)판 역사왜곡 교과서의 판매를 시도하자 “교과서 채택의 공정성을 저해할 우려가 있다”며 자제를 요청한 바 있다.

후소샤 측은 22일 “문부과학성이 8월 말까지의 채택기간 중에 검정을 통과한 교과서를 시판하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입장을 전해 왔다”며 가능한 한 빨리 시중에 판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자사 홈페이지에 교과서 내용을 그대로 게재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후소샤 교과서의 채택저지 운동을 벌이고 있는 민단 청년회 관계자는 “교과서가 미리 시중에 풀리면 결과적으로 역사왜곡 교과서의 선전 기회로 활용될 것이 분명하다”며 “채택 시한이 다가오면서 ‘새역모’와 후소샤를 편드는 우익 정치인의 압력이 작용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문부과학성은 4년 전 각 출판사에 교과서 판매 자제를 요청했지만 후소샤는 사전판매를 강행했다. 이에 따라 실제 채택률은 0.039%에 그쳤지만 언론에서 자주 다룬 데 따른 유명세에 힘입어 70만여 부가 팔려 베스트셀러가 됐다.

도쿄=박원재 특파원 parkw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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