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책]봉순이와 함께 북한을 여행했어요

  • 입력 2005년 6월 25일 08시 50분


북한 상점에서 주민들이 군밤과 군고구마를 사 먹고 있다. (‘어린이 북한 바로 알기’ 중에서)
북한 상점에서 주민들이 군밤과 군고구마를 사 먹고 있다. (‘어린이 북한 바로 알기’ 중에서)
◇ 어린이 북한 바로 알기/도희윤 지음/184쪽·8500원·청솔(초등 3, 4학년)

◇ 짱구의 북한 수학 여행기/임홍군 지음/208쪽·9000원·신서&생명의 숲(초등 3, 4학년)

아이들 눈높이에서 북한의 이모저모를 알려주는 책.

‘어린이 북한 바로 알기’는 가치판단을 되도록 배제하고 북한에 대한 객관적인 정보 전달에 초점을 뒀다. 저자는 피랍·탈북 인권연대 사무총장.

북한 체제에 대한 기본적인 설명부터 시작해 북한의 아이들은 방학을 어떻게 보내는지, 어떤 음식을 먹는지, 북한 사람들도 인터넷을 하는지까지 정치, 경제, 생활문화 전반을 다뤘다. ‘세계를 간다’ 시리즈처럼 마치 초행길 여행자를 위해 안내하듯 풍성한 사진 자료와 함께 시시콜콜한 정보까지 꼼꼼히 소개했다.

예를 들어 북한 가정에서 가장 인기 있는 생활용품인 ‘5장 6기’(옷장, 이불장, 찬장, 책장, 신발장, 텔레비전 수상기, 냉동기, 세탁기, 선풍기, 녹음기, 재봉기)란 무엇인지, 북한의 노래방 기계는 어떻게 작동하는지도 설명돼 있다.

북한 조폭들이 사용하는 은어인 ‘오자’(형님에 해당하는 호칭)나 ‘뺄뺄이’(똘마니)를 비롯해 ‘내리싣다’(다운로드), ‘손기척’(노크) 등 북한의 언어를 읽는 것도 재미있다.

‘짱구의 북한 수학 여행기’는 북한으로 수학여행을 가게 된 남쪽의 한 초등학생 짱구가 평양에 사는 여학생 봉순이와 함께 개성, 평양, 함흥, 청진을 둘러보는 가상 이야기. 짱구의 눈과 봉순이의 설명을 통해 북한 사람들의 삶의 모습이 펼쳐진다.

저자는 북한군 군속작가 출신인 탈북 작가. 북한의 어려운 경제난과 곳곳에서 ‘뇌물’이 필요한 현실 등 부정적인 모습도 담았다.

북한 사람들의 삶을 전체적으로 이해하는 데는 ‘짱구의 북한 수학 여행기’가, 북한에 대한 구체적인 수치와 정보들을 얻고자 한다면 ‘어린이 북한 바로 알기’가 더 낫다.

강수진 기자 sj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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